
은행들의 이자 수익의 원천인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금리 인하에만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취급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38∼1.55%포인트(p)로 집계됐다. NH농협의 예대금리차가 1.55%p로 가장 컸다. 이어 신한은행(1.51%p), KB국민은행(1.49%p), 하나은행(1.43%p), 우리은행(1.38%p) 순서였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3월 예대금리차가 7.17%p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2∼4위인 한국씨티은행(2.71%p), 제주은행(2.65%p), 토스뱅크(2.46%p), 광주은행(2.34%p)도 2%p를 웃돌았다.
2월과 비교하면 NH농협·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한 달 사이 각각 0.08%p, 0.11%p, 0.16%p, 0.03%p, 0.08%p 커졌다. 은행에 따라 뒷걸음친 달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 NH농협·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7월 대비 각각 0.70%p, 1.31%p, 1.05%p, 0.90%p, 1.23%p 커진 상태다.
지난해 3분기 수도권 주택 거래가 늘면서 관련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대출 수요 억제를 주문했고, 이에 은행권이 8월부터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올린 뒤 아직 제대로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가 줄어든다. 하지만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에선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낮아져도 가계대출 급증 걱정에 대출금리가 묶여 있는 상태라서 예대금리차가 오히려 커졌다.
예대금리차가 커지면 은행 이익도 증가한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금융소비자가 아닌 은행들의 실적 증대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은 10조642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3% 늘었다.
4월 말 5대 은행의 가격대출 잔액(743조848억원)은 3월 말보다 4조5337억원 증가했다. 2024년 9월(+5조6029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3조7495억원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