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철수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전기차 메이커인 중국 기업 BYD가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슈퍼 e-플랫폼'을 출시하는 등 기술 및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임에 따른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2일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와 가격 중심 경쟁 구도 심화 등의 영향으로 ES사업본부 산하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를 담당하는 자회사 하이비차저도 전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산을 결의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기 제조를 맡아온 자회사 하이비차저는 청산 절차를 밟는다. 관련 업무를 수행해온 인력 전원은 LG전자 내 다른 사업 조직에 전환 배치된다.
LG전자는 2018년부터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으로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하이비차저(옛 애플망고)를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시장에 진출했다. 이마트 점포에 급·완속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충전 솔루션을 제공했고, 지난해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기자 간담회에서 2030년 매출 100조원의 비전 달성을 위한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꼽고,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감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는 등 악재가 겹쳤다. 하이비차저는 2023년 70억원, 2024년 72억원 영업손실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