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 12:10 (화)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74) 후발 조선업체의 '가격 후려치기'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74) 후발 조선업체의 '가격 후려치기'
  •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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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4.0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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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출범 10년 만에 선박 건조량 세계1위에 오르는 기염
싼 가격에 수주후 유조선 가격 뛰자 왕 회장의 기습 질문 이어져

정주영 회장이 거의 맨손으로 일궈낸 조선소가 만들어졌다. 1970년 현대건설의 조선사업부로 시작해서 73년 12월 정식으로 현대조선중공업이 설립됐으며 드디어 74년 6월에 울산 미포만에 울산 현대조선소가 완공됐다.

정 회장은 미포만이 아직 허허벌판이었을 때, 현대중공업이 설립되기도 전에 이미 유조선 2척을 수주한 전력이 있다. "차관을 받으려면 수주부터 해오라"는 영국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해치우고 차관을 받아낸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경험도 없는 후발 업체였으나 불과 10년 만에 선박 건조량 세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후발 업체가 수주를 따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가격이다.

정주영 회장이 거의 맨손으로 일궈낸 조선소가 만들어졌다. 1970년 현대건설의 조선사업부로 시작해서 73년 12월 정식으로 현대조선중공업이 설립됐으며 드디어 74년 6월에 울산 미포만에 울산 현대조선소가 완공됐다. 정주영 회장이 시업식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80년대 초, 경쟁이 세게 붙는 바람에 아주 싼 가격에 유조선 수주 계약을 한 적이 있다. 믿는 구석은 정 회장의 주특기인 공기 단축이었다. 그런데 유조선 가격은 유가에 따라 급변한다. 계약서를 막 쓰자마자 유조선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억울했다. 한 달만 늦었어도 좋았을 텐데. 하지만, 계약은 계약이다. 계약을 파기할 수도 없고,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는 예고도 없이 정 회장이 중공업에 들이닥쳤다. 사장은 마침 유럽 출장 중이라서 관리본부장이 정 회장을 안내했다.

정 회장은 밑도 끝도 없이 "그 계약 어느 나라 법이야?"라고 물었다. 관리본부장은 바짝 긴장했다. 이럴 때 대답을 잘해야 한다. "어떤 계약 말씀이십니까?"라고 반문하는 순간 불호령이 떨어지는 건 명약관화했다. 본부장은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왕회장도 우리가 싸게 계약한 수주 건을 당연히 알고 있으니 그걸 얘기하는 거겠지.'

"영국 법입니다."

런던을 베이스로 하는 계약이니까 상식적인 대답이었다. 위기를 넘겼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다음 질문이 이어졌다. "어느 나라에서 수출하는 거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었다. 우리가 수출하는 건데 그걸 물어보는 게 아님은 당연했다. 본부장이 대답할 차원이 아니었다. 유럽 출장 중이던 사장에게 전화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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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경기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한일보와 합동 통신사를 거쳐 중앙일보 체육부장, 부국장을 역임했다. 1984년 LA 올림픽, 86 서울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90 베이징아시안게임, 92 바르셀로나올림픽, 96 애틀랜타올림픽 등을 취재했다. 체육기자 생활을 끝낸 뒤에도 삼성 스포츠단 상무와 명지대 체육부장 등 계속 체육계에서 일했다. 고려대 체육언론인회 회장과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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