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다움 가치'임원 세미나에서 이 회장의 메시지 공유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기념패 나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말부터 진행 중인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교육에서 반도체 사업 부진 등 경영위기에 관련해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지적하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은 지난달 말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에선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과 고 이건희 선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경영철학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이재용 회장의 기존 발언과 함께 올해 초 신년 메시지로 내놓으려고 준비한 내용도 일부 포함됐다.
이 회장은 영상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세미나에선 이어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들이 삼성의 위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도 "실력을 키우기보다 '남들보다만 잘하면 된다'는 안이함에 빠진 게 아니냐" "상대적인 등수에 집착하다 보니 질적 향상을 못 이루고 있는 것 아니냐"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
연수교육 참석자들은 내부 리더십 교육에 이어 세부 주제를 놓고 토론하며 위기 대처와 리더십 강화 방안 등을 모색했다. 이들에게는 각자 이름과 함께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고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주어졌다.
삼성인력개발원이 주관하는 이번 연수교육은 경기도 용인 소재 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4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열린다. 삼성이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하는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삼성은 앞서 2009~2016년 매해 임원 대상 세미나를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