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데다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새해 소매시장이 냉각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77로 집계됐다. RBSI는 지난해 1분기 79에서 2분기 85로 반등했다가 3분기 82, 4분기 80, 올해 1분기 77로 3분기 연속 하락했다.
RBSI는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고물가와 고금리가 지속되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미국의 통상 정책과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소비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모든 소매 업태에서 경기전망지수가 전 분기보다 하락했다. 특히 백화점(91→85), 대형마트(90→85), 슈퍼마켓(81→76)의 지수 하락 폭이 컸다.
소비가 침체된 가운데 백화점은 명품의 가격 인상이 실적 방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온라인쇼핑과의 치열한 경쟁이 겹쳐 고전이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대적으로 불황에 강했던 온라인쇼핑(76→74)과 편의점(74→73)도 경기 전망이 그전보다 나빠질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쇼핑은 경기 침체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압박을 받는 가운데 초저가를 내세운 차이나커머스의 공세가 거세졌다. 편의점은 1분기가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비수기인 데다 점포 수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로 매출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졌다.
유통업체들은 올해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인(복수 응답)으로 고물가·고금리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66.6%), 비용 부담 증가(42.4%),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31.2%), 시장 경쟁 심화(21%) 등을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