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지난해 기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3년을 저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자기 집을 가진 가구 비율은 60%대로 소폭 하락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6~12월 전국 표본 6만1000가구를 직접 방문해 면담 조사해 27일 발표한 '2023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중간값인 중위수 기준 13배로 나타났다.
PIR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모을 때 집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것으로 지난해 기준 13년을 꼬박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2022년(15.3배)보다 낮아졌다.
서울 다음으로 PIR이 높은 지역은 세종시(8.7배)였다. 이어 경기(7.4배), 대전(7.1배), 부산·대구(6.7배)의 순서였다. PIR이 가장 낮은 지역은 전남(3.1배)이었다. 지난해 PIR이 오른 지역은 경북(3.4배)과 경남(4.5배) 2곳이다.
전국 평균 PIR은 6.3배로 2022년과 같았다. 수도권은 8.5배로 전년(9.3배)보다 떨어졌다. 경기도(8.9→7.4배)와 인천(7.7→6.1배)은 집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단축됐다. 이 밖에 광역시(6.8→6.3배)와 도 지역(4.3→3.7배)도 하락했다.
전국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중(RIR)은 지난해 15.8%로 전년(16.0%)보다 0.2%p 감소했다. 전·월세 세입자들은 월소득의 15.8%를 임대료로 지출한 셈이다. 수도권 RIR이 전년(18.3%)보다 2.0%p 상승한 20.3%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 RIR은 서울이 22.7%로 임대료 지출이 가장 컸다. 이어 부산 16.9%, 경기 16.7%, 인천 16.5% 순서로 집계됐다.
전국 주택 자가보유율은 60.7%로 전년(61.3%)에 비해 0.6%p 감소했다. 수도권(55.8→55.1%), 광역시(62.8→62.3%), 도 지역(69.1→68.6%) 모두 낮아졌다. 자가 보유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 점유율은 57.4%로 전년 대비 0.1%p 감소했다. 임차가구 비중은 38.8%로 전년과 동일했다.
가구주로 독립한 후 생애 첫 집을 장만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7.7년으로 전년(7.4년) 대비 4개월 늘었다. 1인당 주거면적은 36.0㎡로 1.2㎡ 증가했다.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는 가구 비율은 3.6%로 전년 대비 0.3%p 감소했다
청년가구는 81.1%가 전월세, 68.4%가 아파트가 아닌 다른 형태의 주택에 거주했다. 신혼부부는 46.4%가 자가에 거주했으며 아파트(73.9%)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고령 가구는 75.7%가 자기 집에서 살고 있었다.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40.6%로 전년 대비 3.0%p 증가했다. 필요한 지원은 '주택구입자금 대출 지원'(35.6%), '전세자금 대출지원'(24.6%), '월세 보조금 지원'(11.0%),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10.7%)의 순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