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전기차 시장의 신흥 강자 리비안에 차세대 원통형 4695 배터리를 공급한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르노와 메르세데스 벤츠, 포드에 이어 리비안을 상대로 대규모 수주를 따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 법인과 리비안이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8일 밝혔다. 공급 제품은 차세대 배터리인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 중 4695(지름 46㎜·높이 95㎜) 배터리다. 물량은 총 67GWh이고, 5년간 공급한다.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셀 가격을 ㎾당 100달러로 보면 최소 8조원 이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4695 배터리는 리비안이 2026년 출시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2에 우선 탑재된다. R2는 긴 주행거리와 경쟁력 있는 가격대가 장점으로 미국에서 10만대 이상 사전 계약됐다.
46시리즈 제품은 향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2170)와 비교해 에너지 용량이 6배 이상 크고, 밀도와 출력, 공간 효율성 측면에서 성능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선 에너지당 공정 횟수 감소로 비용과 시간 면에서 생산성이 향상돼 가격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제품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가 잇따라 대규모 공급 계약 성과를 내며 제품 및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특히 이번에 공급되는 46시리즈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만의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한 하이니켈 NCMA 소재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르노와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을 맺었다. 첫 전기차용 LFP 대규모 수주로 중국 업체 텃밭으로 여겨지는 유럽에서 수주해 의미가 컸다.
10월에는 벤츠 계열사를 상대로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계약을 맺었다. 수주 물량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포드와 13조원 이상 매출이 예상되는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첫 원통형 전용 공장으로 리비안의 공급기지 역할을 할 애리조나 공장은 올해 착공해 기초 공사를 마치고 철골 작업이 마무리 중이다. 애리조나 공장은 전기차용 46시리즈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며 2026년 본격 가동이 목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리비안과의 공급 계약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에서의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인정받은 결과"라며 "안정적 공급 역량 기반으로 고객가치를 차별화해 시장 선점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