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교역 대상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내수 침체 여파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석 달 연속 악화했다. 특히 내수 기업과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2020년 9월 이래 4년 만에 최악으로 급랭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9월 기업경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9월 전(全)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월보다 1.3포인트(p) 하락한 91.2로 집계됐다. 6월 95.7에서 7월 95.1로 다섯 달 만에 하락 전환한 뒤 8월 92.5에 이어 석 달째 내림세다.
산업별로 제조업 CBSI는 90.9로 8월보다 1.9p 하락했다. 업황(-0.4p), 생산(-0.6p), 제품 재고(-0.6p), 자금 사정(-0.4p) 등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신규 수주(+0.2p)만 개선됐다. 특히 제조업 중 중소기업 CBSI는 89.7, 내수 기업 CBSI는 88.9로 90선을 밑돌았다. 이는 각각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다.
비제조업 CBSI는 0.8p 내린 91.4로 집계됐다. 매출(-0.3p), 자금 사정(-1.0p) 악화가 주된 요인이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중 1차 금속이 건설,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생산 지수가 10p 하락했다. 정제 마진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석유정제·코크스의 업황 지수는 15p 빠졌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에 따른 수출 감소로 화학물질·제품의 신규 수주 지수가 9p, 업황 지수가 3p 각각 내렸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창고업(채산성 -8p·업황 -5p), 정보통신업(자금 사정 -3p·채산성 -3p) 등의 BSI가 악화했다. 해상운임 하락 및 국외 화물 수송 물동량 감소, 방송 프로그램 제작 및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등의 매출 감소가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업경영 애로사항 조사에서 제조업은 내수 부진(24.1%), 불확실한 경제 상황(18.3%), 인력난·인건비 상승(9.7%) 순서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비제조업도 내수 부진(20.4%)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