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상수지가 석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입도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91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앞서 4월 외국인 배당 증가로 1년 만에 적자(-2억9000만달러)를 냈다가 5월(+89억2000만달러) 반등한 뒤 6월(+125억6000만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흑자다. 다만 흑자 규모는 6년 9개월 내 최대였던 6월보다 34억3000만달러 줄었다.
1∼7월 누적 경상수지는 471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2억6000만달러)보다 419억1000만달러 많다.
7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84억9000만달러)가 지난해 4월 이후 1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흑자 폭은 6월(+117억4000만달러)보다 작지만, 지난해 7월(+44억3천만달러)보다는 컸다.
수출(586억3000만달러)이 1년 전보다 16.7% 증가했다. 반도체(50.1%)·정보통신기기(29.8%)·석유제품(16.8%)·기계류 및 정밀기기(14.3%) 등의 수출이 늘어난 반면 승용차(-8.9%)는 뒷걸음쳤다.
수입(501억4000만달러)도 9.4% 증가했다. 석유제품(37.9%)·천연가스(23.5%)·원유(16.1%) 등 원자재 수입이 9.5%, 수송장비(121.1%)·반도체(16.3%)·정밀기기(15.2%) 등 자본재 수입이 11.9% 각각 늘었다. 승용차(58.3%)·가전제품(15.5%) 등 소비재 수입도 10.7% 증가했다.
한은은 "설비투자·소비 회복과 함께 앞으로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하반기에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비스수지는 23억8000만달러 적자였다. 적자 규모가 1년 전(-25억7000만달러)과 비슷하지만 한 달 전(-16억달러)보다는 커졌다. 특히 여행수지 적자가 6월 9억달러에서 7월 12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한은은 "6월에 221만9000명이었던 출국자가 여름휴가철인 7월에 250만2000명으로 증가한 데 비해 입국자 수는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월 중 110억3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3억3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29억9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01억1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39억2000만달러 늘었다.
한은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내국인의 해외증권 투자 가운데 채권 투자액이 7월 46억7천만달러로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