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전기차 판매 부진과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효과 약화 등으로 7~8월 두 달째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전망도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실물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전(全)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7월보다 2.6포인트(p) 하락한 92.5로 집계됐다. 전산업 CBSI는 6월 95.7에서 7월 95.1로 5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한 뒤 더 내려갔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세계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제조업과 비제조업 체감경기가 모두 나빠진 모습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100)을 밑돌면 기업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지난 6~13일 전국 3292개 기업(제조업 1845개·비제조업 1447개)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CBSI는 92.8로 7월보다 2.9p 하락했다. 업황(-0.4p), 생산(-0.2p), 신규 수주(-0.8p), 제품 재고(-0.6p), 자금 사정(-0.8p) 등 5대 지수 모두 부진했다.
비제조업 CBSI는 2.4p 내린 92.2를 기록했다. 2월(86.1→85.0) 이후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업황(-0.4p), 매출(-0.6p), 채산성(-1.0p), 자금 사정(-0.5p) 등이 동반 하락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중 전자·영상·통신장비의 경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효과 약화 등으로 신규 수주 지수가 9p, 자금사정 지수가 4p 각각 하락했다. 자동차는 인천 청라아파트 전기차 화재사고에 따른 전기차 포비아(공포) 확산과 트럼프 리스크 등으로 판매가 급감하면서 업황 지수가 17p, 자금사정 지수가 12p 급락했다.
전기장비도 신규수주가 10p 줄었다. 이차전지 수요 부진과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케이블 수요 둔화 등의 영향을 받았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창고업(채산성 –9p, 매출 –6p), 도소매업(업황 –6p,채산성 –1p), 정보통신업(자금사정 –4p, 업황 –4p) 등의 BSI가 악화했다. 운수창고업은 국내외 화물 수송 물동량 감소 영향을, 도소매업은 대형마트와 석유제품 도매업체 중심의 매출 감소 영향을 받았다.
정보통신업은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주 감소 및 '티메프 사태'에 따른 결제대행업체 매출 불확실성 확대 영향을 받았다.
9월 전망도 악화됐다.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0.7p 하락한 92.7로 조사됐다. 4월(90.1→88.8) 이후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제조업은 93.7로 0.5p, 비제조업은 92.0으로 0.8p 각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