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가 47만6000명, 이들의 평균 금융자산은 64억4000만원으로 추산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4일 발간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는 2023년 대비 3.2% 증가한 47만6000명으로 추산됐다. 총인구의 0.92%인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3066조원으로 1년 사이 8.5% 늘었다. 이는 전체 가계 금융자산(5041조원)의 60.8%에 해당한다.
연구소는 "부자들의 금융자산 증가율 8.5%는 전체 가계 금융자산 증가율(4.4%)의 두 배 수준으로 일반 가계보다 부자의 자산축적 속도가 더 빨랐다"고 설명했다. 2011년(1158조원) 이후 부자들의 금융자산 연평균 증가율은 7.2%였다.
부자를 자산 규모별로 보면 90.8%(43만2000명)가 '10억원∼100억원 미만'을 보유한 '자산가'로 분류됐다. 100억원∼300억원 미만 '고자산가'는 6.8%(3만2000명), 300억원 이상 '초고자산가'는 2.5%(1만2000명)였다.
연구소는 "2020~2025년 사이 자산가와 고자산가 연평균 각각 5.9%, 5.8% 늘어난 반면 초고자산가는 12.9% 증가하는 등 양극화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연구소가 부자 400명을 면접조사한 결과 이들의 자산은 부동산 54.8%, 금융자산 37.1% 비율로 나뉘어 있었다. 2024년(부동산 55.4%, 금융 38.9%) 대비 둘 다 소폭 줄었다. 금·디지털자산 등 대체 투자처가 주목받아 기타자산 투자가 늘어난 결과다.
부자의 자산 구성을 세부적으로 보면 거주용 주택(31.0%),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12.0%), 거주용 외 주택(10.4%), 예·적금(9.7%), 빌딩·상가(8.7%), 주식(7.9%) 순서였었다. 2024년 대비 유동성 금융자산과 예·적금, 주식 비중이 각각 0.4%포인트(p), 1.0%p, 0.5%p 늘어난 대신 거주용 주택, 거주용 외 주택, 빌딩·상가는 각각 1.0%p, 0.5%p, 1.6%p 줄었다.
부자들의 금융투자 성향을 보면 높은 수익률만큼 큰 손실도 감내하는 '적극투자형'과 '공격투자형'의 합은 올해 17.1%로 1년 전보다 3%p 줄어든 대신 '안정형'과 '안정추구형'의 합은 44.3%에서 49.3%로 5%p 늘었다.
금융 투자 상품별 수익 경험률은 주식이 40.0%로 가장 높았다. 이어 펀드 9.0%, 채권 8.8%, 만기 환급형 보험 8.0%의 순서였다. 주식에 투자하는 부자들은 평균적으로 국내 주식 5.8개, 해외 주식 4.9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었다. '서학개미' 열풍 속 지난해보다 해외주식 보유 수가 0.7개 늘었다.
부자들은 향후 1년 이내 단기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 대상으로 주식(55.0%)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 금·보석 38.8%, 거주용 주택 35.5%, 거주용 외 주택 25.5%, 펀드14.0%의 순서였다. 3∼5년 중장기 투자에서도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유망 투자처로 주식(49.8%)이 1위로 꼽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