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 15:30 (화)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56) 김정일이 놀란 '장전항 건설 속도전'
[독점연재] 정주영 히스토리 (56) 김정일이 놀란 '장전항 건설 속도전'
  •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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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7.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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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2년은 걸릴 사업을 5개월에 끝내자 정회장"거봐. 되잖아. 잘했어"
김 위원장은 북측 배석자들 돌아보며"너희들 했으면 한 2~3년 걸렸겠지"
정몽헌 회장이 '골프장 필요성' 얘기하자 김정일 "골프장 짓게 해 드려라"

6월 20일 공사가 시작됐다. 여름이었다. 5개월이라는 엄명을 받은 실무자들은 현대의 준설선을 가져다가 대형 크루즈가 안벽까지 들어올 수 있는 깊이까지 팠다.

그때까지 크루즈 접안시설을 만든 경험도 없었다.

공사하자마자 장마가 시작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도 두 차례나 몰려왔다. 건설에서 장마 기간은 쥐약이다. 콘크리트가 빨리 마르지 않아 공사 기간이 늘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약 4개월 반 만에 공사가 끝났다. 장전항에 5만 톤 급 대형 크루즈 세 척이 들어올 수 있는 번듯한 시설이 완공됐다. 정 회장의 지시보다도 보름 앞당긴 것이다. 이쯤 되면 무시무시한 속도전이다.

지시했던 5개월보다 앞당겨 공사를 완공했다는 보고를 받은 정 회장은 특유의 순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거봐. 되잖아. 잘했어."

공사하자마자 장마가 시작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도 두 차례나 몰려왔다. 건설에서 장마 기간은 쥐약이다. 콘크리트가 빨리 마르지 않아 공사 기간이 늘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약 4개월 반 만에 공사가 끝났다. 장전항에 5만 톤 급 대형 크루즈 세 척이 들어올 수 있는 번듯한 시설이 완공됐다. 정 회장의 지시보다도 보름 앞당긴 것이다. 이쯤 되면 무시무시한 속도전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공사하자마자 장마가 시작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도 두 차례나 몰려왔다. 건설에서 장마 기간은 쥐약이다. 콘크리트가 빨리 마르지 않아 공사 기간이 늘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약 4개월 반 만에 공사가 끝났다. 장전항에 5만 톤 급 대형 크루즈 세 척이 들어올 수 있는 번듯한 시설이 완공됐다. 정 회장의 지시보다도 보름 앞당긴 것이다. 이쯤 되면 무시무시한 속도전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나중에 이익치 회장도 "나도 깜짝 놀랐다. 아무리 왕회장 지시라도 최소한 2년은 걸릴 사업을 5개월에 끝낼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역시 현대'라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술회했다.

여기에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통상 '공사 기간 단축'하면 '부실 공사'가 연상되기 마련이다. '빨리'하려면 '대충'해야 하니까.

그러나 현대건설이 맡은 공사 중에서 대충하거나 부실 공사였다고 비난받은 공사가 떠오르지 않는다. 몇 차례 사고는 있었으나 부실 공사로 인한 사고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최고 우두머리 정주영이 그걸 허용하지 않았다. 정 회장이 강조하는 공기 단축의 비결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성실과 근면이었다.

완공된 장전항 부두를 보기 위해 김정일 위원장이 현장에 왔다. 현대에서는 정몽헌 회장과 김윤규 사장 등이 나와 있었다.

김정일이 정몽헌 회장에게 물었다. "정몽헌 회장 선생, 이 장전항 건설하는 데 얼마나 걸렸죠?" "약 5개월 걸렸습니다."

김정일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감탄했다. "나는 이렇게 크게 공사하는지 몰랐어. 기간이 너무 짧아서 그저 배를 닿게만 해놓는지 알았지. 11월이면 금강산관광이 시작된다고 해서 좀 의아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큰 공사를 한 것이군." 연신 감탄하던 김 위원장이 북측 배석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거 너희들이 공사했으면 한 2~3년 걸렸겠지? 현대 선생들 대단하구먼."

김 위원장을 따라온 북한군 대장들이나 아태위 관계자들은 모두 꿀 먹은 벙어리였고, 완전히 탈바꿈한 장전항을 둘러보면서 눈만 끔뻑거릴 뿐이었다.

현장에 있던 현대 사람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말에서 어깨가 한 껏 올라가는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김정일의 기분이 좋은 것을 알아차린 정몽헌 회장이 골프장 얘기를 꺼냈다. 몽헌 회장은 장전항 맞은편 절벽에 골프장을 지어야 한다고 이미 여러 차례 실무진을 통해 얘기한 적 있었다. '바다를 끼고 도는 골프장이야말로 명문 골프장'이므로 그곳에 반드시 골프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반응은 그곳은 군사 시설이 들어선 곳이므로 절대 안 된다는 것이었다. 김용순 아태위원장은 골프장 얘기는 아예 꺼내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몽헌 회장이 김정일에게 골프장 얘기를 꺼내자 김용순은 사색이 됐다. 대장 한 명이 무언가 말하려고 하는 걸 김 위원장이 막았다.

"정 회장 선생 요청대로 해주라. 너희가 그 시설을 다른 데로 옮기라. 관광지에는 위락시설이 있어야 해. 산만 보러 오나? 아무리 명산이라도 술도 있고, 여자도 있어야 하는 거야. 당장 옮기고, 정 회장 선생이 골프장 지을 수 있도록 해 드려라."

즉결이었다. 시원시원했다. 현대 사람들은 그런 김정일의 모습에서 정주영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고 했다. 따지고 보면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현대의 대북 사업은 정주영과 김정일의 합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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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이코노텔링 이민우 편집고문■ 경기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한일보와 합동 통신사를 거쳐 중앙일보 체육부장, 부국장을 역임했다. 1984년 LA 올림픽, 86 서울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90 베이징아시안게임, 92 바르셀로나올림픽, 96 애틀랜타올림픽 등을 취재했다. 체육기자 생활을 끝낸 뒤에도 삼성 스포츠단 상무와 명지대 체육부장 등 계속 체육계에서 일했다. 고려대 체육언론인회 회장과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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