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03:05 (화)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85) "똑똑하면 도태"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85) "똑똑하면 도태"
  •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siast@mkyt.com
  • 승인 2024.02.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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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독존이 아니라 공존할 줄 아는 생명체를 선호하기 때문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사고의 틀 고착…오만과 편견 자리 잡아

퀴즈를 하나 풀어볼까요. 지구의 역사는 약 46억 년이라고 하는데, 이를 1년으로 압축해보죠.

즉, 지구가 생겨난 시점이 1월 1일 0시고 지금 현재 시점을 12월 31일 밤12시라 가정한다면,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출현한 시간은 몇 월 며칠 몇 시쯤일까요?

답은 30분 전입니다. 즉, 12월 31일 오후 11시 30분에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나타나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는 얘깁니다. 1년 vs 30분. 자, 그렇다면 다음 문제. 메소포타미아가 됐건 이집트가 됐건 최초의 인류문명이 발생한 시각은?

3분 전입니다. 30분 전에 갑자기 지구에 나타나서 27분 동안 돌도끼 들고 들판을 뛰어다니다가 11시 57분에 문명화되면서 폼 잡기 시작한 거지요. 좀 더 얘기를 이어가 보면, 근대 자본주의 산업문명은 3초 전에 시작됐습니다. 우습지 않은가요? 100년도 못 사는 우리 인생에서 3초는 눈 한번 깜빡거릴 시간도 안 됩니다.

산업문명 시대에 들면서 호모 사피엔스의 지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이렇게 잠깐 지나가는 나그네인 호모 사피엔스는 마치 지구의 주인공인 것처럼 행세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인간이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난 200-300년간 산업문명 시대에 살던 인류는 얼마나 오만했던가요? 고상한 척 문명인인 척 허세를 부려왔지요. 또 마치 지구의 주인인 양 마구 파헤치고 생태계도 왜곡시켜 버렸습니다.

또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여기면서 인간, 인생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왔습니다. 의미란 의식적인 '나'가 만들어내는 허구적 신화일 뿐입니다. 인간만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지요. "인생, 살아보니 별 것 아니야"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또 본능을 억누르고 모든 걸 소유의 틀 안에 가두고는 왜곡시켜 왔지요.

그 결과가 현대라는 新암흑기입니다. 우울증, 불안, 자살, 분노조절장애, 중독 등 정신질환이 창궐하고 있고, 도그마에 빠진 정치와 종교는 무고한 사람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류문명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지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사피엔스가 무대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깔끔하게 무대에서 내려오는 것이 현대사회의 해결책을 발견하는 첫걸음입니다.

우주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 유전자나 바이러스일지 모릅니다. 다른 말로, 세상은 인간을 중심으로 도는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마치 500년 전 사람들이 지구를 중심으로 하늘이 돈다고 믿었던 것처럼, 21세기 현대인들 역시 단어만 달라졌지 똑같은 오류에 반복하고 있는 셈이지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사피엔스 지능의 원래 덕목은 유연성, 회복 탄력성(resilience), 상상력 등이었습니다. 지능과 지식은 다릅니다. 지능이란 지식이 많은 것을 의미하지 않지요. 똑똑하면 오히려 도태됩니다. 자연은 독존이 아니라 공존할 줄 아는 생명체를 선호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산업문명 시대에 들면서 호모 사피엔스의 지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인이 조상들의 원초적 지능을 상실한 겁니다. 너무 많이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오히려 사고의 틀을 고착시키면서 유연함과 탄력성, 상상력을 잃어버렸습니다. 오만과 편견은 현대 사피엔스들의 속성이 되어버렸고요.

15세기 시작된 서구의 르네상스 운동이 중세시대 신(神) 중심의 세계관을 무너뜨리고 인간 중심의 산업문명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면, 21세기 일어나고 있는 新르세상스 운동은 인간과 인생에 대한 관념의 일대 전환을 가져올 겁니다. 사피엔스여, 우리 겸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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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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