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5 19:05 (화)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35) 골프접대도 근로시간인가
[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35) 골프접대도 근로시간인가
  • 권능오 노무사
  • nomusa79@naver.com
  • 승인 2024.02.0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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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회사의 승인이 있었더라도 골프 운동을 근무와 동일시 할 수 없다" 판결
조기 출근이나 늦은 퇴근,부서 회식,며칠간의 워크샵도 근로시간 인정 못 받아
 현재로서는 그 어떤 측정도구도 단독적인 근무시간 확인도구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에 대해 회사가 그에 상응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회사와 직원 사이의 가장 기본적 관계이다.

근로기준법도 여러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1일 8시간, 1주 40시간의 법정근로시간제이다. 하지만 "근로" "근무" 그 자체가 뭐냐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법률도 정의를 내리고 있지 않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를 그냥 근무시간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업무 실상을 보면 근로자가 딱 저 시간만큼만 회사생활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출근~퇴근 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 실제 법적 다툼이 되었던 사례를 들어 알아보자.

첫째, 9시 이전 조기 출근 문제이다. 일부 근로자들 중에 자기 개인사정이나 교통사정으로 30분 ~ 1시간 일찍 출근해놓고 나중에 이를 "초과근무했다"라고 주장하며 수당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 법원은 간부의 명백한(즉 시간까지 정한) 조기출근 지시가 없는 한,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간부가 "9시에 근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그 전에 출근해 근무준비를 해라"는 지시는 무방하다.

둘째, 대략 30분 늦은 퇴근시간도 이를 초과근로로 인정하지 않는다. 퇴근을 위해 책상을 치우거나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법원은 판단한다.

셋째, 회식은 설사 간부가 "오늘 저녁에 회식이 있는데, 개인 약속 취소하고 전부들 모여라"라고 참석을 강제하는 발언을 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회식 시간을 근로계약상의 근무라고 보지 않는다. 단, 산재보험 적용에 있어서는 회식 후 사고에 대해 근로 중 일어난 사고라고 판단하여 요양급여 등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넷째, 1박2일·2박3일 등의 워크샵의 경우 비록 회사가 참석을 강제하는 워크샵이라 하더라도 "워크샵의 목적이 업무능력의 향상, 근로자 자기계발 등 복합적인 목적이 있는 경우 정상적인 근로로 볼 수 없으므로 연장근무수당 지급의무가 없다"고 고용노동부는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회사들의 합숙워크샵은 대개 여기에 해당하므로 연장근로·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다섯째, 외부인 저녁접대 및 주말 골프접대 시간의 근무 인정 문제이다. 여기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사용자의 지시나 승인이 있는 접대라면 근로로 인정한다"는 입장이나, 법원은 좀 다르다. 어느 영업직원이 "주말에 거래선 접대골프 한 것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달라"라며 휴일근무수당을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회사의 승인이 있었더라도 골프운동을 근무와 동일시 할 수 없으며, 그 목적이 본인의 영업성과 증진에 있었고, 설사 이를 미리 회사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더라도 이는 회사 업무지시가 아닌, 회사가 골프비용을 부담한다는 취지이다"라고 판단했다. 다른 직종·직무 근로자들의 외부인사 접대도 비슷한 판단을 받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근무시간과 관련, 위에서 설명한 문제들 외에 중요한 문제가 있으니 바로 "측정도구"의 문제이다. 보통 사람들은 출퇴근카드, 출입시각이 전자적으로 자동기록되는 지문인식기, 교통기능이 있는 신용카드 등이 근로시간을 파악하는데 인정되는 입증자료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 법원은 타임카드와 지문인식기에 대해서는 "찍힌 시간과 실제 근무와는 별로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고, 교통신용카드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공무원이 현지 조사를 한 결과와 함께 부차적인 자료로만 인정한다. 스마트폰용 시간위치표시App은 사후 변조의 가능성이 있어 아예 인정하지 않는다. 결국 현재로서는 그 어떤 측정도구도 단독적인 근무시간 확인도구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이는 "근무"라는 말뜻 자체가 모호한 덕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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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오 노무사.
권능오 노무사.

서울대학교를 졸업 후 중앙일보 인사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20년 이상 인사·노무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율탑노무사사무소(서울강남) 대표노무사로 있으면서 기업 노무자문과 노동사건 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회사를 살리는 직원관리 대책', '뼈대 노동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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