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먹거리 물가가 5∼6% 뛴 반면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3%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은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1%에 못 미쳐 장바구니·외식 물가 부담이 더 크게 작용했다.
통계청이 조사하는 물가ㆍ소득 통계에 3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9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세금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이와 비교해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같았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조사에서 대표적 먹거리인 가공식품과 외식의 3분기 물가 상승률은 각각 6.3%와 5.4%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먹거리 물가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현상은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지속됐다. 지난해 2분기에는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효과 등으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14.2%로 먹거리물가 상승률보다 높았으나 이후에는 역전됐다.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0%로 떨어진 뒤 2∼3% 수준을 맴돌다가 올해 2분기 -2.8%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반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 7∼9%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분기 5∼6%로 소폭 둔화하긴 했어도 여전히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올해 3분기 가공식품 73개 세부 품목 중 72.6%인 53개 품목의 물가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3.1%)을 웃돌았다. 드레싱의 물가상승률이 28.9%로 가장 높고, 고추장(24.1%) 치즈(19.8%) 잼(18.8%) 어묵(18.3%) 등 23개 품목의 상승률이 10%를 넘었다.
아이스크림(13.0%)과 커피(12.5%) 생수(10.0%) 라면(9.4%) 우유(9.4%) 빵(6.6%) 등의 물가상승률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
외식은 39개 세부 품목 중 3개를 제외한 36개 물가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피자의 가격상승률이 11.8%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햄버거(9.1%), 오리고기(외식)(7.7%), 구내식당 식사비(7.7%), 김밥(7.4%), 떡볶이(7.1%), 라면(외식)(7.0%), 죽(외식)(6.9%)의 순서였다.
3분기 소득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처분가능소득은 91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이와 달리 소득상위 20%(5분위)는 832만원으로 3.1% 늘었다.
3분기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1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각각 10.5배, 9.0배였다. 이는 5분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대비 각각 2.0배, 1.7배에 비하면 훨씬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