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해 부회장급이 이끄는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예년보다 일주일 앞당겨 사장단 인사를 하며 불확실성이 큰 내년 경영에 대비하는 한편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을 꾀했다.
삼성전자는 27일 사장 승진 2명, 위촉 업무 변경 3명 등 5명의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용석우(53)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부사장)과 김원경(56) DX부문 경영지원실 글로벌 공공 업무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각각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글로벌 공공 업무실장을 맡는다.
용석우 사장은 TV 개발 전문가다. 그동안 개발팀장과 부사업부장 등을 맡아 기술·영업·전략 분야에 걸쳐 TV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용 사장은 첫 1970년생 사장으로 곧 이어질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에서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이번 인사로 글로벌 대외협력 조직이 사장급으로 격상됐다. 2017년 11월부터 글로벌 공공 업무팀장을 맡아온 김원경 사장은 외교통상부 출신 대외협력 전문가다. 2012년 3월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글로벌 마케팅실 마케팅전략팀장,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을 맡아 일했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 2명)와 비교하면 이번 인사는 소폭으로 이뤄졌다. 이재용 회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난 데다 주력인 반도체사업이 업황 악화로 올해 1∼3분기 12조원 넘는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부진해 인적 쇄신을 꾀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안정에 무게를 둔 대신 조기 인사로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는 쪽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인사로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됐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DX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계속 겸임하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용 사장에게 넘긴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SAIT(옛 종합기술원) 원장을 겸임한다.
삼성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 경영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 세상에 없는 기술 개발 등 지속성장 가능한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부회장급이 책임자인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전영현(63)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이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는다.
미래사업기획단은 10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 아이템을 발굴하는 일을 맡는다. 전자와 전자 관계사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