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금리 16년만에 최고치 등 통화긴축 장기화 후폭풍 거세

미국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통화긴축 장기화 후폭풍으로 추석 연휴 이후 개장한 국내 금융시장도 주가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요동쳤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29포인트(1.19%) 급락한 2435.78에 개장한 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하락폭을 키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우려 등으로 9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8.72포인트(1.04%) 내린 832.30로 거래를 시작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하락폭이 커졌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0거래일째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초강세 여7파로 전 거래일보다 10.6원 오른 1360.0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연고점을 재차 돌파했다.
이날 주식·채권·원화가 한꺼번에 급락한 것은 지난 6거래일의 추석 연휴 기간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을 국내 금융시장이 한꺼번에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일(현지시간) 연 4.8%를 넘어서며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는 다른 나라 화폐에도 영향을 미쳤다. 엔/달러 환율은 3일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150.16엔까지 올랐다가 147.3엔 안팎으로 3엔 가까이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이 일본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하순 이후 약 1년 만이다.
한국은행은 추석연휴 이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자 긴급 점검회의를 갖는 등 바삐 움직였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채권 금리가 상승하는 데다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국내 금융·외환시장도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확대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국내 가격변수, 자본 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