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이태 연속 1%대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고됐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미흡하고 주요국의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부진 여파로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국제금융센터가 씨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바클레이즈·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등 8개 외국계 투자은행(IB)이 7월 말 보고서를 통해 밝힌 한국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4일 집계한 결과 평균 1.9%였다. 한 달 전 6월 말 기준 이들 8개 투자은행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2.0%)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들 투자은행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올해 2월 말 2.1%에서 3월 말 2.0%로 내려간 뒤 3개월째 유지되다가 7월 말 다시 하락했다. 골드만삭스(2.6%), 바클레이즈(2.3%), BoA-ML(2.2%) 등 3개 투자은행은 내년 한국 경제가 다시 2%대 성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씨티·JP모건(1.8%), UBS(1.7%), HSBC(1.6%), 노무라(1.5%) 등 5개 투자은행은 한국 경제 성장률이 내년에도 1%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8개 투자은행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평균은 1.1%다. 이들 투자은행은 지난해 2.6% 성장한 한국 경제가 올해 1%대 초반 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인 2%에 못 미치는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2년 연속 1%대 성장을 지속하면 성장률 관련 통계가 있는 1954년 이후 처음 나타나는 저성장 기록이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70년에 가까운 기간 6․25 전쟁 후인 1956년(0.6%), 2차 석유파동 직후인 1980년(-1.6%),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0.7%) 등 5개 연도 외에는 2%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투자은행들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경상수지 흑자폭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지난해 1.8%에서 올해 1.6%로 하락한 뒤 내년 2.4%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6월말 예측한 올해와 내년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1.7%와 2.5%)보다 각각 0.1%포인트씩 낮췄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21년 852억달러에서 지난해 298억달러로 급감했다. 올해 들어선 6월까지 누적 경상수지가 24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48억7000만달러) 대비 90% 급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