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 힘든 '설형문자'의 전철 밟지 않을 '헤드셋 돌파구' 절실
애플과 인텔은 'AR안경'개발 각축 … '콘텐츠 스토리'도 과제
지금까지의 국내 VR AR 콘텐츠 사용동향은 어떤가. SKT는 자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옥수수‘에 5GX 메뉴를 만들어 이통3사 고객 누구나 VR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개방했는데, 2019년 7월 기준으로 VR 영상의 누적 시청 수가 200만 뷰를 기록했고 일일 시청자 수는 2만명이라고 밝혔다.
KT는 7월 현재 게임 영상을 5개 화면으로 분할하여 초고화질로 중계하는 ‘e스포츠 라이브’ 가입자가 7만2천명이라고 밝혔다. LGU+ 관계자는 지난 8월9일 증권사 담당자들과의 전화회의에서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LTE 대비 3배 이상인 31GB이며 VR AR 사용자 수와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 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에 세계적으로 VR 열풍이 불었다가 2017년 꺼지면서 VR기기 판매가 예상의 반토막으로 급락한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통신 3사는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탄 기세이다.
그런데도, 5G 상용화 100일을 맞아 고객들의 반응은 5G 콘텐츠가 다채롭지 않고 VR 영상의 화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한다. 고객들은 VR 영상의 경우 용량이 커서 매번 1~3GB 다운로드 받는데, 재생시간은 10분 밖에 되지 않아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또 VR 기기에 초점을 맞추는 버튼이 없어 초점 맞추기가 불편하며 발열이 심한 것도 햐결해야 할 과제다.
VR AR은 인간의 영상 커뮤니케이션에서 새로운 경험이다. VR 옹호자는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기호가 문자에서 사진과 영상을 거쳐 가상현실로 진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VR은 무거운 헤드셋(HMD)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설형문자를 개발한 수메르 문명의 기록수단이었던 점토판이 오랜 기간 쓰이지 않고 파피루스로 옮겨간 것도 무겁고 휴대하기 힘들었던 때문이다.
피로할 때는 안경 조차도 번거롭게 느끼는 인간이 무거운 헤드셋을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할지를 두고 봐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애플·인텔·화웨이 등이 AR 스마트 글라스 개발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VR의 대중화와 관련하여 그래픽 칩 전문업체인 엔비디아는 가상세계가 진짜 세계처럼 선명하거나 인간의 눈이 차이를 식별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대중이 VR에 빠져들 것이라며 그 기술 수준에 도달하는 데 20여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VR 콘텐츠에는 스토리가 있는 것들이 부족하여 사람들이 콘텐츠를 계속 보고 싶도록 감질나게 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올해 말 국내 통신3사의 5G 가입자는 3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올해 5G 가입자의 증가는 최대 77만원까지로 책정되었던 파격적인 공시지원금을 포함한 단말 보조금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지적된다.
따라서, 통신 3사는 전국 도시에 5G 네트워크 구축이 되는 올 연말부터는 5G의 가치로 가입자를 불려나가야 하고, 그런 점에서 더욱 VR AR의 가치가 고객들로부터 공감을 받아야 할 것이다.
VR AR이 5G 가입자를 끌어들이고 새로운 수익원이 된다는 직접적인 지표는 통신사 유료 팩의 판매 수치가 될 것이다. 현재 KT와 LGU+는 각각 ‘슈퍼 VR 패스’ 와 ‘U+VR''U+AR’이라는 가입형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 팩에 얼마나 가입자가 늘어나는지 여부가 VR AR 콘텐츠의 매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5G는 소비자의 기대만 잔뜩 높인 실험실 사례가 아니라, 현실에서 소비자들이 공감하여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에 의해 정의될 것이다. 국내 통신3사가 구슬땀을 흘리며 개발한 VR AR 등 디지털 서비스 기술이 국내 소비자들에 의해 많이 사용되어지고 향후 5G를 상용화 하는 국가들에 수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