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산업 불황 여파로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2년 7개월 만에 최악으로 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2일 내놓은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 BSI는 1월보다 3포인트 하락한 63을 기록했다. 이는 석 달 연속 하락이자 2020년 7월(59) 이후 2년 7개월 만의 최저치다.
BSI는 현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수치화하는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2월 7~14일 3255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2793개 기업(제조업 1649개·비제조업 1144개)이 응답했다.
업종별로 보면 세계적인 반도체 경기 불황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10포인트)와 기타 기계장비(-10포인트)의 업황이 부진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자동차·선박 등 전방산업 업황 둔화로 1차 금속(-5포인트)의 하락 폭도 컸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4포인트, 1포인트 하락해 대기업의 체감경기가 더 악화됐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수출기업(-5포인트)의 체감경기가 내수기업(-1포인트)보다 더 나빠졌다. 계속 악화하는 수출 부진이 제조업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과 달리 비제조업 업황 BSI(73)는 2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 업황 BSI가 전월 대비 높아진 지난해 8월(2포인트 상승) 이후 6개월 만이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 고객사 수주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도소매업(+5포인트)의 상승 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