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고용 지표가 양호하게 발표되자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시 금리인상 폭을 확대하는 '매파'로 변신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며 6일 원/달러 환율이 20원 넘게 급등하고 주가는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3.4원 급등한 1252.8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월 6일(1268.6원)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상승 폭은 지난해 12월 6일(26.2원)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컸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가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21포인트(1.70%) 급락한 2438.19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138억원, 5064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 투자자들이 7908억원의 순매수로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8.58포인트(0.75%) 내린 2461.82로 거래를 시작해 환율 급등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 외국인의 집중 매도로 삼성전자(-3.45%)와 SK하이닉스(-3.36%) 등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46포인트(0.71%) 내린 761.33으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8억원, 1103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만 159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환율 급등과 주가 급락의 주된 요인은 미국의 양호한 고용 통계였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올해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51만7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8만7000명)를 두 배 넘게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6만명)과 11월(29만명) 고용도 이전보다 각각 3만7000명, 3만4000명 많은 것으로 수정 발표됐다. 1월 실업률은 3.4%로 지난해 12월(3.5%)보다 낮아지며 1969년 5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1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오르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4.4% 상승했다. 전월 수치는 0.4%, 4.8%로 상향 수정됐다. 그 영향을 받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38%)와 S&P 500지수(-1.0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1.59%) 모두 하락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됐다는 이유로 연준이 지난 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반색했던 시장이 또 다른 금리 판단 기준인 고용과 임금, 지대가 호조세를 띠자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 폭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에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