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3일 사상 처음 7차례 연속 인상되며 연 3.5%에 이르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렸다.
한은은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이날까지 1년 5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포인트씩 두 차례 등 모두 3.0%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통위 회의 때마다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으로 보면 지난해 4월부터 7차례 연속 인상이다.
한은의 금리인상은 경기침체 가속화 우려에도 국내 물가상승률이 5%대로 아직 높은 점과 미국 기준금리(4.25∼4.50%)와의 격차가 1.25%포인트로 확대된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0% 올랐다.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7월(6.3%)을 정점으로 내려가고 있지만, 5월 이후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전기․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면서 고물가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인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큰 폭으로 낮으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또한 한미간 금리격차 탓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자재 및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져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앞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할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은 작년 11월 전망치(1.7%)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둔화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금리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