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우대금리 확대 … 정치권도 비판 대열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고 나서자 은행들이 속속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20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80%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이로써 농협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12∼6.22%로 변경돼 상단이 연 6%대 초반으로 낮아지게 된다.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는 12일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 '사장님 신용대출'의 금리를 고객에 따라 최대 연 0.9%포인트 낮췄다. 이에 따른 이날 기준금리는 연 5.72∼7.95%다.
1월 초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 아파트론' 변동금리 상단을 연 8%대로 높인 우리은행도 13일부터 우대금리를 확대해 실질 금리를 낮춘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의 우대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본부 조정금리를 높이는 방식이다. 아울러 13일부터 2년짜리 고정금리 전세대출상품도 새로 내놓는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상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낮췄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12월 27일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내렸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기 시작한 것은 '예금금리는 낮추고 대출금리를 높이면서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에 1년 만기 기준 연 5%대까지 올랐다가 최근 3%대로 내려갔다. 12일 기준 5대 은행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3.88∼4.10% 수준이다.
예금금리가 내린 것은 금융당국이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한데다 은행채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1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해 11월 7일 연 5.107%까지 올랐다가 지난 11일 기준 3.974% 수준으로 내렸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같은 기간 오히려 상승했다. KB·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코픽스 기준)는 12일 기준 연 5.35∼8.11%다. 지난해 11월 11일 연 5.18∼7.711%와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각 0.399%포인트, 0.17%포인트 높아졌다.
이를 놓고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은행권의 대출금리 상승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임원회의에서 "은행의 금리산정·운영 실태를 점검·모니터링해 미흡한 부분은 개선토록 하는 등 금리산정 체계의 합리성·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1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예금과 대출의 이자 차이인 예대 이율 차이가 커서 서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은행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현실 아래에서 서민들이 예대 이율 차이로 고통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합리적인 예대 이율을 설정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