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제외한 전 업종 기준치 밑으로 … 고금리·고물가에 휘청

국내 제조업체가 느끼는 새해 1분기 경기전망지수가 코로나19가 대확산했던 2년 전 수준으로 나빠졌다. 지난해년 3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6분기 연속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며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내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4분기보다 7포인트 하락한 74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컸던 지난해 1분기(75)와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는 코로나19 충격에서 경기가 회복하는 시기였다면 지금은 하락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BSI는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 증가와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 글로벌 경기 위축 등 대외요인까지 겹쳐 새해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코로나 특수가 이어지는 제약(104)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BSI가 100을 넘지 못했다. 특히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비금속광물(60), 정유·석화(64) 업종이 부진했다. 비싼 원자재 가격과 유가 변동성에 고환율까지 더해져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고 주요국 소비가 둔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가전(68), 철강(68), 기계(77) 등 주력 수출품목도 전망이 상대적으로 어두웠다. 내수 비중이 높은 출판·인쇄(52), 가구(67), 섬유·의류(69), 식음료(71)도 100을 크게 밑돌았다.
지역별로 전 지역 체감경기 모두 기준치 100에 못 미쳤다. 비금속광물 비중이 큰 강원이 55로 가장 낮았다. 중소산업공단이 밀집한 대구(56), 인천(64), 경기(68)도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부산(93)과 세종(89), 울산(85)은 상대적으로 BSI가 높은 편에 속했다.
올해 경영실적도 목표에 미달하리란 예상이 많았다. 연초 수립한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58.2%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26.1%,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15.7%에 그쳤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영업이익 전망은 더 나쁠 것으로 조사됐다. 66.4%가 연초 목표한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21.3%, 초과달성 예상 기업은 12.3%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