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청소기의 신화' 한경희 '스마트홈' 승부수
'스팀청소기의 신화' 한경희 '스마트홈' 승부수
  •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 yunheelife2@naver.com
  • 승인 2019.07.11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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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ICT) 날개 달아 언제 어디서나 어떤 가전 제품도 원격 제어 하는 플랫폼 선보여
올 창업20년 …미국시장 진출과정서 겪은 호된 시련 딛고 '토탈 홈솔루션'업체로 재도약 시동

‘한경희 생활과학’이 또 한번 앞서 간다. 스팀청소기의 신화를  업고 2000년대 생활기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한경희생활과학은 정보통신기술(ICT)의 날개를 달아 홈 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통신업체들이 주름잡는 IoT(사물 인터넷)세상과 맞서 언제 어디서나 어떤 가진기기도 제어 할수 있는 플랫폼을 내놨다. 한경희 대표가 10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에서 공개 시연한 ‘스마트홈’(Smart Home)이다. 통신업체들의 사물인터넷 서비스는 같은 브랜드끼리만 작동하지만 한경희생활과학의 '스마트홈'은 그런 칸막이를 헐었다.  

스팀청소기에서 스마트홈까지. 올해로 창업 20주년을 맞은 한경희생활과학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스팀청소기 옆에 서있는 한경희 대표. 오른쪽은 10일 홈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10일 공개시연한 스마트홈 플랫폼.
스팀청소기에서 스마트홈까지. 올해로 창업 20주년을 맞은 한경희생활과학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스팀청소기 옆에 서있는 한경희 대표. 오른쪽은 홈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10일 공개 시연한 스마트홈 플랫폼.

한 대표는  “주부들이 가스레인지를 끄고 나왔는지를 걱정하는 모습을 지켜 보고 실내의 모든 가전기기를 손쉽게 관리하는 시스템을 연구하게 됐다”며 “스마트홈은 주부의 가사 걱정을 획기적으로 덜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희 생활과학은 ‘스마트홈’ 개발을 위해 국내서 사용되는 가전기기 리모콘의 적외선 파장 60만여 종류를 모조리 ‘해독’했다. 이를 하나의 플랫폼(스마트홈)이 인식하도록했다.  ▲TV▲냉장고▲에어콘▲가습기▲공기청정기 ▲오디오스피커 ▲ 선풍기 등을 기종과 관계없이 원격 관리할수 있다. 집안에선 음성으로 제어하고 스마트폰에 앱을 깔면 집안에 있는 모든 가전기기는 내손안에 들어온다.. 여기에 더해 집 바깥에서 실내보안 상태도 점검할수 있도록 했다. 한마디로 똑똑하게 집을 관리하는 '보안관'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은 1년안에 전국 가정에 100만대를 공급할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경희 대표는 “스팀청소기가 주부의 가사노동 부담을 줄여 줬다면 스마트홈은 주부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줄 것”이라며 “한경희생활과학은 앞으로 전혀 다른 차원의 금고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즉 주부의 모든 고민을 덜어주는 ‘토탈 홈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 문송'합니다.” 이 말은 ‘문과 출신이라 죄송합니다’라는 뜻이라고 한 대표는 설명한다. 제조업체에 뛰어들어 그가 겪은 어려움을 한마디로 표현 한 말이기도 하다.  한 대표는 엘리트 공무원 출신이다. 1996년 외교부 이외의 중앙부처에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한다며  실시한 ‘국제고시’에 합격해 교육부 사무관으로 일했다. 그 때 맞벌이 부부의 가사부담을 어떻게 하면 덜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스팀 청소기’의 아이디어를 냈다. 집안에서는 한번 해보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가 아이디어 상품으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자 ‘난리’가 났다.

 안정적인 공무원의 ‘외도’에 모두가 말렸다. 하지만 그의 고집이 오늘날 한경희 생활과학을 낳은 밑거름이 됐다. 물건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5천만원이면 시제품 생산까지 할 수 있다는 어느 가전업체 출신의  엔지니어의 말만 믿고 스팀청소기 제품개발에 나섰다가 이의 15배에 가까운 7억여원을 들여서야 완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성능만 좋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었다. 보기도 좋아야하고(디자인), 오래 쓰면서(내구성) 가볍고 쓰기 쉬워야(효율성)했다. 문과 출신인 한 대표는 언제나 '기술의 벽'과 맞딱뜨려야 했다. '제조업 생태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 때 절감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그가 창업할 당시는 김대중 정부 시절이다. IMF외환위기가 터진  직후라 벤처기업 지원책이 쏟아졌다. 그래서  정부지원 사업에 신청을 했지만 보기좋게 퇴짜를 맞았다. “남편이 회사 부도를 낸 후 이름만 바꾼 회사가 아니냐. 당신은 바지 사장이 맞죠.” 사업지원 평가위원의 이런 말을 듣고 '유리천장'을 실감했다.

 한 사장은 “그런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 ‘문송합니다’를 겨우 극복할수 있었다”며 "스팀청소기의 생산이 보기보다 어려운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서로 상극인 '물과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제품이라 증기 분사량 조절과 마찰 충격과 누전 테스트 등을 하면서 웬만한 가전제품 생산 과정을 그 때 거의 익혔다고 한다.

언제어디서나 어떤 가전기기도 제어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홈 케어 시스템'인 스마트홈의 공개 시연 석상에서 제품 설명하는 한경희 대표.
언제어디서나 어떤 가전기기도 제어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홈 케어 시스템'인 스마트홈의 공개 시연 석상에서 제품 설명하는 한경희 대표.

다행히 스팀청소기는 입소문을 타면서 날게 돋힌듯 팔렸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자 대체 수요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와관련해 한 대표는 "제가 너무 튼튼하게 만들었나 봐요"라며 웃었다.  생활 가전기기 생산 다각화에 나서야 했다. 그가 내놓은  ▲광파오븐▲죽제조기▲화장보조 기기 등은 100만개 안팎으로 팔린 '밀리언 셀러'제품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로 꼭 창업 20년을 맞는 한경희생활과학은 그간 탄탄대로만 달린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의 집은 물론 시댁과 친정집까지 담보를 잡혀 사업자금을 마련헤야 했다. '한순간에 길바닥에 나 앉을수도 있다'는 각오로 벼랑끝 경영을 해야 했다. 또 매출액이 1500억원 규모에 이르자  삼성과 LG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를 꿈꿨다. 그래서 두드린 미국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 여파로 2017년 여름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야 했다. '값싸고 질좋은 제품'을 고집하다보니 그리 이익이 많이 나지 않았는데 미국시장 개척에 큰 돈을 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경희생활과학은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섰다. '기업회생 계획'이 법원의 승인(2017년 11월)를 얻은후 불과 넉달만에 '독자 경영권'을 되찾았다(2018년 3월). 초고속 워크아웃 졸업이다. 한경희 대표는 “우리회사 제품을 좋아하는 충성고객이 많고 채권은행과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 경영정상화의 발판이 됐다”'며 "오래된 스팀청소기를 지금도 잘 쓰고 있다'는 주부들의 소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빈부격차와 상관없이 주부 누구나 사용할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모토로 사업을 펼친다는 한 대표는 “스마트홈을 앞세워 한경희생활과학이 생활공간의 혁신을 이끄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한경희 대표는 1999년 창업당시  '한영전기'란 회사 간판을 내걸었다. 한 대표에게 전기ㆍ전자제품은 숙명적인 사업 목표이자 숙제인지 모른다. 성장통을 겪은 '한경희생활과학의 진화'에 업계가 다시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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