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우선대출 등 농업인의 부담 경감 앞장…상호금융예금 보호제도 시행

상호금융특별회계 운용의 효율화도 도모했다. 1973년에 설치된 상호금융특별회계는 1980년대 들어 조합의 자금수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자금조달과 자금운용 업무를 활성화했다.
조합은 상호금융특별회계에 상환준비금으로 예수금의 10%를 의무석으로 예치하게 되는데, 1988년 말 특별회계의 총 조달자금이 2조 5,847억원에 이르렀다. 상호금융특별회계는 조합의 예치금으로 조달된 이러한 자금을 안전성·유동성·수익성을 고려해 상환준비금의 예치, 조합에 대한 대출, 유가증권의 매입, 금융기관에 대한 예치금 등으로 운용했다. 특히 상호금융특별회계는 중계사무소를 통해 상호금융 자금의 여유가 있는 조합으로부터 예치를 받아 자금이 부족한 조합에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간, 조합 간 자금수급을 원활히 조정하는 기능도 수행했다.

농협은 상호금융제도 개선과 함께 신용업무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1983년 3월부터 전 단위조합에서 자기앞수표를 취급하기 시작했으며, 1985년 12월 '농어가목돈마련저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으로써 목돈마련저축 장려금 지급재원 확보가 법적으로 보장됐다. 1980년대에는 이 밖에도 ▲자립예탁금 저축 대상을 농산물 판매대전에서 가계자금으로 확대(1981년 11월) ▲예금거래와 대출거래를 함께 할 수 있는 한마음종합통장 도입(1983년 5월) ▲총 납입회차의 3분의 1 이상 납입 시 계약금액에 상당하는 융자가 보장되는 상호부금 도입(1983년 9월) ▲우체국의 장학적금과 혜택이 동일한 새로운 학생장학적금 취급(1987년 9월) ▲7종의 여신 상품(일반대출금·적금관계대출금·자립예탁금대출금·농어가목돈마련저축대출금·상호금융중기대출금·상호급부금·상호금융단기농사대출금) 개발 및 운용 등 상호금융 여수신 상품을 다양하게 도입 또는 확대했다.
이와 함께 1976년 법 개정을 통해 조합 관내에 주소를 둔 농업 단체에 한해 허용했던 준조합원 가입을 1988년 12월 23일부터는 비농업인 개인에게도 허용했다. 농협은 준조합원제도를 통해 지역주민을 농협운동의 동반자로 삼아 조합발전에 필요한 안정된 사업량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농업인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금융서비스와 생활문화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지역금융기관으로서의 기반을 확립하게 됐다.
1990년대 초·중반의 금융시장이 개방화·국제화·자율화 등으로 격변하는 환경에 놓이면서 농협상호금융도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했다. 특히 1990년대 후반에는 조합들이 IMF 구재금융 사태를 겪으며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농업인우선대출 실시 등 농업인들의 부담 경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위기 극복에 총력을 경주했다.
농협은 과거 관료적이고 불친절한 조직이라는 오명을 들었으나, 1990년대 들어 마케팅을 고객 중심으로 전환함으로써 친절과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우선 농협상호금융은 대고객서비스 수준 향상을 통해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1994년 11월부터 전국 조합 영업점에서 '맵시창구'를 추진했다. 맵시(MAPSI)창구란 농협 이미지를 높이고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농협 특유의 창구를 뜻하는 말로, Mind reformation, Active behavior, Pro-teIIer, Service innovation, lmage up의 두음을 딴 것이다. 이와 동시에 우리말로는 '곱게 매만진 모양으로 짜임새 있게 잘 다듬어진 모습'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맵시창구 성공다짐대회 개최, 외부기관에 의한 조합원(고객) 서비스 진단 실시 정례화 등 고객만족운동을 적극적으로 실시한 결과 맵시창구 서비스 수준은 1997년 1분기 66.3점에서 1998년 4분기 77.2점으로 크게 향상됐다.
조합의 금융전산망 업무 가입도 고객편의를 획기적으로 증진시켰을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으로서의 농협상호금융에 대한 공신력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 농협상호금융은 1988년 구축돼 중앙회만이 가입했던 금융전산망 공동이용체재에 참여해 1995년 6월 1일부터 전국 조합 영업점에서 타행환·CD·ARS 업무를 개시했으며, 1995년 6월 24일에는 지로업무를 취급해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조합도 일반은행 수준의 금융인프라를 갖추게 됐으며 금융서비스 기능이 획기적으로 강화했다.
이와 함께 1998년 1월 1일부터 시행한 상호금융예금자보호제도는 고객의 금융자산에 대한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IMF 체재하에서 고객의 금융불안감을 해소함으로써 상호금융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실제로 상호금융예수금은 1998년 말 53조 8,798억원에서 1999년 말 57조 9,944억원으로 증가했고, 2000년 말에는 76조 9,877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8조 9,933억원(32.8%)이나 성장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