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 43세에 자기 집을 처음 장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차 말이 '내 집'이지 집값의 38%는 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로 메우고, 특히 경제적 자립 기반이 취약한 신혼부부의 경우 43%를 금융기관에 빚지고 있다.
24일 국토연구원의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최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내 생애 첫 집을 마련(구매·분양·상속 등)한 가구의 주택 장만 시점 가구주 평균 연령은 43.3세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43세보다 0.3세, 2016년(41.9세)과 비교하면 2년 새 1.4세 높아진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12월 표본 6만1275 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소득 하위 가구(소득 10분위 중 1∼4분위)에서는 최근 4년 내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한 가구주의 연령이 평균 56.7세로 거의 환갑에 이르러서야 '내 집' 꿈을 이뤘다.
자가(自家) 보유 방법은 기존 주택 구매(57.6%)가 가장 흔했고, 이어 신축 건물 분양·구매(20.8%)와 증여·상속(15.6%) 순이었다. 특히 분양 경쟁률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의 경우 기존 주택을 사서 내 집을 마련하는 비율이 64.7%에 이르렀다.
그런데 어렵게 내 집을 마련한 경우라도 재원은 상당 부분 대출에 의존하고 있었다. 주택 구매 당시 주택가격 대비 금융기관 주택 대출금 비율(LTV1)은 평균 37.8%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 조사 당시 38.2%보다 0.4%포인트 낮지만, 여전히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축적된 자산이 없는 청년, 신혼부부의 경우 집값 기준 대출 부담이 훨씬 더 컸다. 청년 가구(가구주 연령 만 20∼34세)와 신혼부부 가구(혼인 5년 이하·여성 배우자 연령 만 49세 이하)의 주택 구입 당시 주택가격 대비 주택 대출금 비율(LTV1)은 각 45.6%, 43.2%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일반 가구의 70.7%가 "주택 대출금이나 임대료 상환이 부담된다" 답했고, 청년 가구와 신혼부부 사이에서는 이 응답 비율이 84.3%, 82.7%를 기록했다. 청년·신혼부부 열 집 가운데 여덟 집 이상이 주택 관련 대출·임대료가 버겁다고 호소한 것이다.
이런 부담 탓에 상당수 청년·신혼부부들은 내 집 마련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전·월세 계약 기한에 따라 이곳저곳 떠돌고 있다. 실제로 현재 주택에서 거주한 기간이 2년이 채 되지 않는 비율이 일반 가구가 36.4%인 반면 청년 가구와 신혼부부 가구의 경우 각각 80.9%, 69.7%로 월등하게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