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만년 5위에서 3위 자리에 오르는 등 '대이변' 연출
BMW,수입차 선두인 벤츠 맹추격…7년 만에 1등 탈환 야심
올들어 국내 승용차 판매 시장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5일 업계가 국토교통부의 최근 승용차 등록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의 '현대차-기아'(국산차 1~2위), '르노코리아·한국GM-쌍용차'(〃 3~5위), '벤츠-BMW'(수입차 1~2위)로 굳어지다시피 한 국내 승용차 상위권 판매순위에 역전 조짐이 일고 있다.
기아는 지난달 처음으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등록 대수를 추월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또 소위 '르쌍쉐'로 불려온 외국계 완성차 3사(르노코리아차·쌍용차·한국GM)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여온 3위 자리도 대개 5위에 머물던 쌍용차가 탈환하며 파란을 몰고 왔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BMW가 부동의 1위였던 메르세데스-벤츠를 바짝 추격하며 2015년 이후 7년 만에 1등 탈환을 노리는 분위기다.
기아는 지난 8월 총 3만7,371대의 승용차 등록 대수를 기록하며 국산 승용차 판매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현대차 등록 대수 3만5,993대(제네시스 9,380대 포함)를 1,378대 앞선 수치다. 기아가 현대차 승용차 등록 대수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가 선전한 이유로는 지난달 승용차 등록 대수 1위를 차지한 쏘렌토나 훼밀리카 명성을 잇고 있는 카니발 등 레저용 차량(RV)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계속 받고 있다는 점, K8 등 세단도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올 8월까지의 누적 등록 대수 기준으로는 기아 31만5,237대, 현대차 34만8,080대로 기아가 3만2,843대 뒤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최근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의 기아의 선전 분위기로 봐 연말까지 계속 1등 자리를 넘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국산 승용차 1∼2위 변동 조짐과 함께 3위를 향한 쌍용차의 도전도 만만찮게 전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국산 승용차 3위 자리는 소위 '르쌍쉐'(르노코리아차·쌍용차·한국GM)로 불리는 외국계 완성차 3사 중 한국GM과 르노코리아차가 번갈아 가며 차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8월 쌍용차는 SUV(스포츠 유틸리티 비클) 토레스의 선전에 힘입어 다른 두 업체 실적을 추월하며 3위 자리로 뛰어올랐다.
최근 KG그룹으로 인수된 쌍용차는 지난달 등록 대수 6,375대를 기록했다. 8월까지 누적 등록 대수도 4만287대로 르노코리아차(3만4,685대), 쉐보레(2만5,027대)를 앞서고 있다. 그동안 5위에 머물렀던 쌍용차는 'KG쌍용모빌리티'라는 새 사명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3위 굳히기에 더욱 열을 내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선 1등 자리를 놓고 벤츠와 BMW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BMW가 2015년 이후 7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BMW는 지난 8월 7,305대의 신규 등록 실적을 올리며 벤츠의 5,943대를 1,362대 앞서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올 8월까지 누적 등록 대수는 벤츠 5만627대, BMW 5만349대로 벤츠가 불과 278대 앞서고 있다.
업계는 올들어 판매 상승세를 타고 있는 BMW가 벤츠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반도체 수급난, 신차 효과, 재고 확보 여부 등이 승용차 판매순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