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엘리트 축구’의 결실… ‘평준화 교육’에 시사점
이강인 ‘엘리트 축구’의 결실… ‘평준화 교육’에 시사점
  •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 승인 2019.06.0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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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업그레이드 한 그의 창의적 플레이는 ‘피나는 경쟁의 결과물’
친진난만했던 축구신동은  세계축구의 엘리트 코스를 거쳐 이젠 한국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강인이 예능프로 '날아라 슛돌이'에 나올때 이미 그는 '될성부를 떡잎'이었다. 11살에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나 애국가를 가장 목청  높여 부르는 20세이하 대한민국 축구국가 대표가 됐고 우리 팀을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4강으로 견인했다. KBS TV촬영/뉴스1
친진난만했던 축구신동은 세계축구의 엘리트 코스를 거쳐 이젠 한국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강인이 예능프로 '날아라 슛돌이'에 나올때 이미 그는 '될성부를 떡잎'이었다. 11살에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나 애국가를 가장 목청 높여 부르는 20세이하 대한민국 축구국가 대표가 됐고 우리 팀을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4강으로 견인했다. KBS TV촬영/뉴스1

과연 이강인의 축구는 달랐다. 20세이하 대표팀 막내이지만 동료 사이에서 ‘막내 형’으로 불리는 이유가 있었다. 손발을 맞춘지 그리 오래지 않았지만 그의 발 끝은 팀 동료의 발 높이와 맞춰져 있었다. 팀플레이에 녹아들면서 자신의 기량을 펼쳐 보였다. 경기소화 능력이 뛰어난 결과다.

경기 분위기와 공수의 공간 인지 능력이 탁월했다. 자신이 볼을 배급할 곳과 자신이 서 있어야 할 공격대형을 만들기 위해 그의 머리와 발은 컴퓨터처럼 움직였다. 창의력이 없인 불가능한 플레이다.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의 골망을 처음 흔들 때. 그는 왼쪽 윙으로 변신해 오세훈에게 센터링했고 오세현은 선 자리에서 머리만 갖다 댔다. 오세훈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고개만 움직였다”며 자로 잰듯한 그의 볼 배급에 혀를 내둘렀다.

세네갈과의 혈전은 이강인의 진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우리가 얻은 세 골은 모두 그의 발끝에서 출발한 볼이다. 조영욱에게 어시스트한 장면은 그림이 따로 없었다.

그의 소속팀 발렌시아는 “메시와 같은 패스 능력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적진의 골문으로 들어가는 조영욱으로 하여금 상대 수비선수와 경합하게 만들면서도 슈팅 각도까지 만들어준 기가 막힌 패스였다. 그가 볼을 간수 하거나 드리블을 하는 장면을 보노라면 걱정이 안 될 정도로 볼배급은 안정적이었고 날카로웠다. ‘한국축구’가 하루아침에 눈을 뜬 것 같았다. 이강인은 기성용, 손흥민에 이어 한국축구의 미래를 걸머지게 됐다.

이런 이강인 선수는 어떻게 나왔을까. 한마디로 ‘엘리트 축구교육’에서 비롯됐다. 눈썰미 있는 축구팬이라면 ‘될성 부를 떡입’을 12년전에 봤을 것이다. 2007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 시즌3'에 나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일곱살짜리가 세계 어린이 축구단과의 시합에 출전했다. 당시 '날아라 슛돌이' 팀 감독이던 유상철 전 국가대표는 "기술을 가르키면 스펀지처럼 흡수했다"며 “킥 정확도가 빼어나 나도 맞히기 힘든 거리에서 크로스바로 정확하게 공을 보내 놀랐다”고 말했다. 11살에 드디어 이강인은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난다. 국내 축구 환경에서 자라기보다는 세계축구의 심장으로 들어간 것이다. 2011년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해 세계 어린이들과 겨뤘다. 이젠 당당히 발렌시아 1군 선수로 성장했다. 세계 축구신동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냈다. 발렌시아 구단은 이강인의 몸값을 ‘1000억원’이리고 공시했다. 그를 데려가려면 그만큼 안주면 절대 안 내주겠다는 뜻이다.

일본과 중국의 네티즌들은 그의 플레이 모습을 보고 “인구도 작은 나라에서 그런 인재가 나오다니 부럽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렇다. 우리나라는 인재 하나가 나라를 먹여 살리는 구조다. 반도체도 그렇고 게임 산업도 그렇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엘리트교육이 백안시 당하는쪽으로 자꾸 옮겨가고 있다. 공교육이 무너졌는데도 자사고를 퇴출하는 방안을 짜는데 교육당국은 몰두하고 있다. 어느 학부모는 “나라의 인재를 온 집안의 능력을 다해 키워내는게 애국이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내도 마이동풍이다.

평등교육을 누가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개인별 수학능력이 차이가 나는데도 이를 고집하면 결국 하향 평준화의 길을 걷게 되고 나라의 인재를 발굴하는 시스템은 무너진다. 나라가 망하는 길이다. 평등교육이 제자리를 잡으려면 공교육안에서도 경쟁이 이뤄지게 만들고 학업성적이 처지는 학생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보충교육을 하고 나아가 학생의 진로를 세심하게 관리해주는 게 급선무일 것이다. 평등교육과 엘리트 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방안이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우리는 오늘새벽 (세네갈전) 축구만을 보지 않았다.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해주고 이들이 일류의 길을 걷도록 후학을 기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느끼게했다.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엘리트 교육’은 더욱 권장돼야 할 일이지 이를 나무라거나 등한시하면 나라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