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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장환의 스포츠 史說]월드컵 축구열기의 본질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월드컵 축구열기의 본질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2.06.16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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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본선 32개국 확정…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보기 위해 4년 일한다"
예선에 222개국 참여해 올림픽( 도쿄 올림픽 참가 205개국 ) 보다 더 많아
월드컵은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이고 올림픽은 '전국체전'이라고 생각해
호주와 코스타리카가 막차에 올라타면서 카타르 월드컵 본선 32개국이 확정됐다. 사진,자료=FIFA/이코노텔링그래픽팀.

호주와 코스타리카가 막차에 올라타면서 카타르 월드컵 본선 32개국이 확정됐다. 11월 21일 개막하는 이번 월드컵에서는 어떤 드라마가 벌어질지 벌써 흥분된다.

2002년의 열기를 직접 경험했던 한국 사람들이야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흥분을 잊지 않고 있겠지만, 사실 한일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도 국내에서 월드컵 열기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TV로만 월드컵을 접했던 나도 98년 프랑스 월드컵 전까지 월드컵은 그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축구대회'였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월드컵은 축구가 아니라 세계인의 축제였다. 파리 시내를 누비고 다니던 수많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사람들. "월드컵을 보기 위해 4년 동안 휴가도 안 가고, 돈을 모은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한 달을 즐기기 위해 4년을 일한다니.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월드컵은 올림픽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축제'라는 기사를 썼다가 온갖 비난에 휩싸였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의 흥분이 아직 남아있을 때였다. 요지는 '일개 축구대회를 감히 올림픽과 비교하는 것만 해도 불경스러운데 뛰어넘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였다. 물론, 그 사람들도 월드컵을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내가 왜 그런 기사를 썼는지 이해했다.

'월드컵이 세계 최고의 스포츠 축제'라는 명제는 수치상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지역 예선에 출전한 팀은 모두 222개였다. 아프리카 56, 유럽 55, 아시아 46, 북중미 41, 오세아니아 14, 남미 10개 팀이 지역별로 예선을 거쳐 본선 32개 팀을 가렸다.

태평양의 조그만 섬나라, 아프리카 신생국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이들 국민은 자기를 대표하는 축구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최소한 세 게임 이상 지켜보며 축구의 맛을 봤다. 예선에서 탈락했어도 본선에 계속 관심을 갖는 이유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나라는 205개였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가입국이 206개인데 유일하게 북한만 불참했다. 그러나 이중 절반 이상은 말 그대로 '참가에 의의'가 있는 나라다. 동메달 하나라도 딴 93개국 외에는 올림픽에 관심이 없다.

월드컵과 올림픽을 모두 취재해본 입장에서 종종 "월드컵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올림픽은 전국체전"이라고 말하곤 한다. 극단적이긴 해도 적당한 표현이다.

카타르의 뜨거운 햇살과 바다, 그리고 양 갈비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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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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