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협의회 2년반만에 부활…이 총재 '시장과소통' 실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례적으로 시중 은행장들에게 직접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하는 등 금융시장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는 30일 오후 6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취임 이후 첫 번째 금융협의회를 열었다. 금융협의회에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수출입·한국씨티·SC제일·SH수협 등 9개 은행장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이 총재는 지난 26일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결정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의 배경과 금융통화위에서 논의된 주요 이슈에 대해 직접 브리핑했다. 아울러 참석자들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른 주요 금융·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한은 총재와 은행장들이 참석하는 금융협의회는 분기 또는 반기마다 조찬 간담회 형태로 열렸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2019년 11월 이후 명맥이 끊겼다. 이날 회의로 금융협의회가 2년 6개월 만에 부활했지만, 협의회 대상이나 형식이 그전과 크게 달라 눈길을 끌었다.
과거에는 대체로 한은이 각종 금융·경제 현안 등에 관한 자료를 준비하고, 이를 참고해 조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참석자들이 환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총재의 뜻에 따라 직접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배경과 금융 현안을 설명한 뒤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참석 대상도 이전 금융협의회와 달리 시중 은행장들 외에 은행연합회장으로까지 넓어졌다. 이런 행보는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이 총재의 소신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은이 반성할 점'과 관련해 "내부 역량은 많은데 외부 소통이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