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0 19:50 (금)
[김성희의 역사갈피] 방정환의 호(號) '소파' 논란
[김성희의 역사갈피] 방정환의 호(號) '소파' 논란
  • 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 jaejae99@hanmail.net
  • 승인 2022.05.07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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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운의 에세이집 『목근통신』에 ' 소파(小波 ) '의 유래에 관한 특이 사실 등장
日메이지시대 아동문학가 '이와야 사자나미'의 한자 이름(巖谷小波)에 소파 있어
천도교 잡지『개벽』의 특파원으로 도쿄서 공부한 소파는 그의 존재를 몰랐을까
해마다 5월이면 빠짐없이 거론되는 위인이 있다. 아동문학가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소파 방정환(오른쪽)이다. 사진=국가보훈처/이코노텔링그래픽팀.
해마다 5월이면 빠짐없이 거론되는 위인이 있다. 아동문학가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소파 방정환(오른쪽)이다. 사진=국가보훈처/이코노텔링그래픽팀.

해마다 5월이면 빠짐없이 거론되는 위인이 있다. 아동문학가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소파 방정환이다. '어린이'란 말을 처음 공식화했고, 어린이날을 만들었으며, 한국 최초의 아동잡지, 동화집을 냈으니 어린이날을 전후해 그의 이름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1923년 그가 중심이 되어 도쿄에서 결성한 어린이운동 단체 색동회는 여전히 활동 중이니 어린이 인권보호와 청소년 문화에 끼친 그의 공로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한데 김소운의 에세이집 『목근통신』(오트)에 방정환의 호 '소파(小波)'의 유래에 관한 특이한 사실이 나온다. 이야기가 잠깐 옆으로 새지만, "내 어머니는 레프라(문둥이·대한민국을 가리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 어머니를 클레오파트라와도 바꾸지 않겠습니다"란 구절이 나오는 에세이 '목근통신'을 표제작으로 한 이 에세이집은 6, 70년대에 젊은이들에게 많이 읽혔다.

아무튼 지난해 복간된 이 책의 '알지 못할 수수께끼'란 글에 '소파'의 호와 관련된 의문이 실렸다. 일본의 메이지 시대에 활동한 아동문학가 이와야 사자나미란 인물이 있다. 1870년에 태어나 1933년까지 살면서 일본 최초로 창작 동화를 썼고, 수많은 외국 동화를 번역해 안데르센, 그림 형제 등의 이름을 일본 어린이들에게 알려준 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일본에서는 삼척동자도 아는 아동문학의 개척자이자 대가라고나 할까.

그런데 그의 이름 한자 표기가 巖谷小波(암곡소파)다. 이와야 사자나미보다 29년 늦은 1899년에 태어난 방정환이 앞서 같은 길을 걸은 '암곡소파'를 몰랐을 리 없다. 천도교 교주 손병희의 셋째 사위였던 소파는 1920년 천도교에서 발행하던 잡지 『개벽』의 특파원으로 도쿄에 가서 도요대학에서 공부도 했으니 말이다.

그러니 방정환의 호 '소파'는 참 공교롭다. 김소운은 방정환이 '소파'란 호를 지은 때가 정확치는 않으나 3·1운동 직후라며 "삼천리 방방곡곡에 독립 만세 소리가 진동하던, 민족의 정기가 불꽃같이 타오르던 그 소용돌이 속에서 국가의 수구讐仇요, 민족의 적이라고 할 일본의 고명한 인물의 이름자가 그대로 답습되었다는 사실"이 알지 못할 수수께끼라고 적었다.

방정환의 호의 유래에 관해서는 다른 이설(異說)도 있으니 진실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설사 김소운이 제기한 '심증'이 사실이라도 그것만으로 방정환의 일생에 대한 평가를 달리해야 할까. 마침 새 정부 각료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로 시끄러운 세태와 관련해 참으로 답하기 어려운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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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커리커처.<br>
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커리커처.

고려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로 정년퇴직한 후 북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엔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초빙교수로 강단에 선 이후 2014년까지 7년 간 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겸임교수로 미디어 글쓰기를 강의했다. 네이버, 프레시안, 국민은행 인문학사이트, 아시아경제신문, 중앙일보 온라인판 등에 서평, 칼럼을 연재했다. '맛있는 책 읽기' '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 '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1884~1945'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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