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물길 332㎞를 시민품으로…특성 살려 총 100억원 투입하기로
서울시가 서울 전역 수변을 시민의 생활공간으로 조성하는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관련 예산 약 100억원이 투입된다.
오세훈 시장은 28일 서울 홍은2동주민센터에서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현장 기자설명회를 열고 1호 수변 노천카페가 마련될 4개 시범사업지 중 하나인 홍제천 인공폭포 일대를 점검했다. 이 사업은 앞서 오 시장이 제시한 '지천 르네상스'의 명칭을 바꾼 것이다. 딱딱한 '지천'이라는 용어 대신 '수변'과 '감성'이라는 용어로 시민에게 가깝게 다가간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해당 사업을 통해 서울 전역에 흐르는 332㎞ 실개천과 소하천 등 수변을 중심으로 공간구조를 재편한다. 단순 하천 정비가 아닌 수변에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시민 생활공간을 바꾸고 지역이 가진 자산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을 도모한다.
그동안 도심 내 하천은 도로나 제방 등으로 단절돼 있어 접근이 어려웠다. 또한 홍수 대응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공간 활용도 단순하고 획일적이었다. 오 시장은 "도심 한가운데 큰 강이 흐르고 소하천 등 300㎞ 이상 물길이 흐르는 것은 세계적으로 거의 유일하지 않나 싶다"며 "강남권 균형발전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도림천, 정릉천, 홍제천(상·중류)에서 각기 다른 테마의 시범사업 4개를 시작한다. 연내 기본‧실시설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 완공해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신원시장‧순대타운 등 지역상권과 가까운 도림천은 음식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수변테라스 등을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한다. 시장에서 먹거리를 사서 수변에서 여유롭게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문화·여가시설이 없는 정릉천은 경관을 해치고 이용도를 떨어뜨린 애물단지 복개구조물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킨다. 홍제천 상류에는 수려한 암반 경관과 역사 문화재인 홍지문‧탕춘대성과 연계해 명소화를 추진한다. 홍제천 중류 인공폭포 주변에는 유럽풍의 물길 옆 '노천카페'를 조성한다.
서울 시내 수세권은 284㎢ 정도로 서울시 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46.5%다. 서울시는 대부분 말라 있고 수심이 얕은 건천(乾川)인 서울 시내 하천이 약 30㎝ 수심의 풍부한 유량을 자랑하는 하천으로 거듭나도록 수자원 활용계획도 내년 하반기까지 수립한다. 수질이 양호한 하수재처리수, 유출지하수 등 도시 물자원을 적극 활용한다.
전수조사를 통해 파악한 632건(악취·수질관련 42%, 안전 관련 21%)에 대한 정비도 병행한다. 5월까지 1차 정비를 마치고 2023년까지 모든 정비를 마무리한다.
서울시는 안전이 확보되는 범위에서 수변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수변공간 활용을 제한하는 기존 제도도 개선한다. 수변 500m~1㎞ 안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사업이 시행될 경우 일상 속으로 물길이 들어올 수 있도록 도시계획 지침을 신설할 방침이다. 아울러 하천구역 내에 다양한 시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홍제천 수변카페의 경우 지난해 식품위생법 개정으로 조성이 가능해졌다. 서울시는 홍수에 영향이 없는 안전한 곳을 중심으로 수경특례구간으로 지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이보다 큰 규모의 권역 단위 '공공친수지구'를 중랑천, 안양천 등 5곳에 조성한다. 소하천 등 동네하천에는 수변테라스 카페, 쉼터 등으로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수변활력지점' 30곳을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