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 현금 1조3700억여원을 확보했다.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로 인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업계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3일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1994만1860주를 기관투자자 대상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처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삼성전자 지분 0.33% 처분을 위해 신탁계약을 맺은 물량이다.

주당 매각가는 전날 종가(7만500원)에서 2.4% 할인된 6만8800원으로 결정됐다. 처분 물량은 삼성전자 지분 0.33%로 약 1조3720억원 규모다.

투자은행업계는 삼성 측이 지난해 금융기관들과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맺은 주식 처분 계약 물량이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20년 10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로 인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잇따라 주식 처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22일 삼성SDS 주식 301만8860주(3.9%)를 블록딜로 처분해 1900여억원을 확보했다.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해 12월에도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생명 주식 346만여 주를 처분했다.

삼성 일가는 지난해 4월 용산세무서에 12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5년 연부연납(분할납부)을 신청했다. 분할 납부는 4월 29일부터로 예정되어 있다.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