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경제학 공부 후 LG 합류, LG전자서 사장과 부회장 지내
2005년 LG서 분가 후 LS지주사 설립해 '사업 고도화' 총지휘
재계 13위로 키우고 2012년 사촌동생 구자열에 회장직 넘겨

범(汎)LG가인 LS그룹 초대 회장을 지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11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LS그룹은 구자홍 전 회장이 이날 오전 8시쯤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46년 경남 진주 태생인 고인은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셋째 동생 고(故)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고인은 경기고를 나와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1973년 반도상사(현 LX인터내셔널·전 LG상사)에 입사해 홍콩지사 부장, 럭키금성상사 싱가포르지사 본부장, 금성사 부사장 등을 거쳐 LG전자에서 사장과 부회장까지 지냈다.
구자홍 회장은 2003년 LG전자 부회장에서 물러난 뒤 LG그룹에서 LG전선, LG니꼬동제련, LG칼텍스가스, 극동도시가스 등이 계열 분리된 LG전선그룹의 초대 회장을 2004년부터 맡았다. 고인은 2005년 1월 LG전선그룹의 이름을 LS그룹으로 바꾸고, 적극적인 경영 행보로 사업 성장을 주도했다.
본업인 전기·전자, 소재, 에너지 분야의 인수합병(M&A)은 물론 사업 다각화와 함께 글로벌 성장 전략을 펼쳐 계열분리 당시보다 매출은 4배, 이익은 3배, 기업가치는 7배로 키웠다. 특히 스마트그리드와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핵심부품, 해외자원 개발 등 친환경사업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육성했다. LS그룹은 2008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됐다.
고인은 9년 동안 회장을 맡으면서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해외 진출을 꾀하고 연구개발을 강화해 LS그룹을 재계 13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기틀을 닦았다. 2012년 말 사촌인 구자열 2대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기고 LS 이사회 의장, LS미래원 회장으로 물러났다.
고인은 선대가 정한 '사촌형제 공동경영' 원칙에 입각해 1·2대 회장 승계 작업을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고인은 동생인 구자명 LS니꼬동제련 전 회장이 먼저 세상을 뜨자 2015년 3월 LS니꼬동제련 회장으로 선임돼 회장으로 활동했다.
대외 활동으로는 한국전자산업진흥회 회장, 한국비철금속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금탑산업훈장, 한국CEO대상, 금속재료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배우자인 지순혜 여사와 장녀 구나윤씨, 아들 구본웅씨가 있다. 장남인 본웅씨는 LS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벤처 투자회사 포메이션8그룹 대표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