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에 1.1% 증가하고 민간소비도 3.6%로 반등해
한국은행 "1인당 국민소득 3만5천달러 추정… 올 성장 지속"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2020년 0.9% 뒷걸음쳤던 한국 경제가 지난해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 정부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어 4.0% 성장했다. 이에 따라 3만1000달러대로 떨어졌던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3만5000달러대로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2021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이 1.1%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2%)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3분기(2.2%), 4분기(1.1%), 2021년 1분기(1.7%), 2분기(0.8%), 3분기(0.3%), 4분기(1.1%)까지 6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4.0%로 집계됐다. 한은의 전망치와 같고, 2010년 (6.8%)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2020년 1.8% 감소했던 수출이 9.7% 늘었고, 5.0% 위축됐던 민간소비도 3.6% 반등에 성공했다. 설비투자도 2020년 7.1%에 이어 지난해 8.3%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정부 소비 증가율(5.5%)도 전년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산업별로는 제조업(6.6%) 성장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전기가스수도업(4.7%), 서비스업(3.7%), 농림어업(2.7%) 순서였다. 건설업(-2.2%)은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3.0%)은 유가 상승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 탓에 실질 GDP 성장률(4.0%)을 밑돌았다.
한은은 "지난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경제활동이 백신 접종과 함께 재개되면서 자동차,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며 "소비주체들이 코로나19에 적응하면서 민간소비도 늘었고, 방역조치 완화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도 연간 4%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에 대해선 명목 국민소득 증가율(7%), 인구증가율(-0.2%) 등을 감안할 때 2020년 3만1881달러보다 10% 정도 많은 3만5000달러대로 추정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3분기에 코로나19 4차 유행과 공급 병목현상 등으로 감소(-0.2%)했던 민간소비가 다시 증가세(1.7%)로 돌아섰다. 건물건설·토목건설이 늘면서 건설투자도 2.9% 증가했다. 하지만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0.6% 줄어 3분기(-2.4%)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수출은 반도체·석탄·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4.3%, 수입은 원유·화학제품 위주로 4.3% 각각 증가했다. 정부 소비도 물건비,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등의 영향으로 1.1% 늘어났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기여도는 0.8%포인트인 반면 설비투자는 -0.1%포인트로 집계됐다. 민간소비가 성장률을 0.8%포인트 끌어올렸지만, 설비투자가 0.1%포인트 갉아먹은 것이다. 건설투자(0.4%포인트), 순수출(0.2%포인트), 정부소비(0.2%포인트)는 성장률 상승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