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이중 타격

11월 소비자물가가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급등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외식·가공식품과 채소류 가격까지 뛴 결과다.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에 물가까지 올라 이중 타격을 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2015년 100 기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이는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석유류 제품이 상승률 35.5%로 2008년 7월(35.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휘발유(33.4%), 경유(39.7%), 자동차용 LPG(38.1%), 등유(31.1%) 모두 가격이 상승했다. 정부가 지난달 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지만, 3번에 걸친 물가조사 중 1번만 반영돼 석유류 가격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우유값 인상의 여파로 빵(6.1%)을 비롯한 가공식품 가격도 3.5% 올랐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른 탓에 공업제품도 5.5% 상승하며 2011년 11월(6.4%)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과 경기 회복세에 따라 소비가 늘면서 서비스 가격도 많이 올랐다. 생선회(9.6%) 등 외식이 3.9% 오르고 보험서비스료(9.6%) 등 외식 이외 서비스도 2.3% 오른 결과 개인서비스는 평균 3.0%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상승 폭은 2012년 1월(3.1%) 이후 약 9년 만에 최대다.
집세도 평균 1.9% 올랐다. 전셋값은 2.7% 올라 2017년 10월(2.7%) 이후 가장 상승폭이 컸다. 월세도 1.0% 상승해 2014년 6월(1.0%) 이후 처음으로 1%대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도 기온 급랭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7.6%의 상승률을 보였다. 오이(99.0%), 상추(72.0%)가 급등한 것을 비롯해 달걀(32.7%), 수입쇠고기(24.6%), 돼지고기(14.0%), 국산 쇠고기(9.2%)도 값이 올랐다.
체감물가를 설명하는 생활물가지수는 5.2% 올랐다. 이는 2011년 8월(5.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