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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의 역사갈피] 공무원 수는 왜 증가하나
[김성희의 역사갈피] 공무원 수는 왜 증가하나
  • 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 jaejae99@hanmail.net
  • 승인 2021.10.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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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괴짜' 행정학자 업무량 줄어도 공직 늘어나는 '파킨슨 법칙' 남겨
"승진을 위해 부하 직원 늘리거나 일거리를 만들어 내기 때문" 꼬집어
2차세계대전 후 영국 식민지 줄었음에도 식민지 관리 공무원은 5배로
C. N. 파킨슨이란 영국의 유명한 괴짜 행정학자가 있다. 그는 1957년 업무의 중요도가 증대하든 감소하든, 또 업무량이 늘어나든 줄어들든 공무원 수는 꾸준히 증가하기 마련이란 ‘파킨슨 법칙’이란 걸 남겼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C. N. 파킨슨이란 영국의 유명한 괴짜 행정학자가 있다. 그는 1957년 업무의 중요도가 증대하든 감소하든, 또 업무량이 늘어나든 줄어들든 공무원 수는 꾸준히 증가하기 마련이란 '파킨슨 법칙'이란 걸 남겼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대장동 의혹'이 갈수록 번지면서 여야 할 것 없이 휘말려 들어가는 분위기라 어지간한 뉴스는 눈길을 끌지 못하는 마당에 지난주엔 흥미로운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 15년간 초·중·고교에 재학하는 학령인구(만 6~17세)가 30% 넘게 줄었음에도 17개 시도 교육청에 지급하는 지방재정교부금은 2.4배로 늘었다는 소식이었다.

정보화 시대에 맞춰 알찬 교육이 필요한 만큼 학생 일인당 교육예산이 늘어난 것을 두고 뭐라 할 이유가 없을지 모르겠다.

한데 서울에선 내년부터 중학생 전원에게 태블릿 PC를 무상으로 보급할 계획이라든가 신입생 입학준비금이며 교복비를 지원한다는 소식에 고개가 갸웃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C. N. 파킨슨이란 영국의 유명한 괴짜 행정학자가 있다. 그는 1957년 업무의 중요도가 증대하든 감소하든, 또 업무량이 늘어나든 줄어들든 공무원 수는 꾸준히 증가하기 마련이란 '파킨슨 법칙'이란 걸 남겼다.

그가 사례로 든 것은 두 가지. 우선 1914년 영국 해군의 '군인'은 14만 6,000명에서 10만명으로, 주력 군함은 62척에서 20척으로 줄어들었는데 해군성의 '관리'는 외려 2,000명에서 3,569명으로 무려 80%나 늘어난 것을 들었다. 전쟁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비전투병만 는 것이다. 그래도 파킨슨은 이것이 함정과 무기체계가 더 복잡해졌다든가 잠수함이나 항공기 도입이란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식민성 사례를 이어 제시했다.

파킨슨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식민지성의 사무원 숫자는 1935년 372명에서 1954년 1,661명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식민지 독립이 잇따라 실제 식민지성이 다뤄야 할 식민지는 줄어들었는데 말이다. 파킨슨은 이처럼 공무원이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는 자신의 승진을 위해 불필요한 부하 직원의 숫자를 늘리거나 공무원들이 서로의 일거리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식민지성 관리가 연간 5.24~6.55%씩 늘어 연평균 5.89%를 기록했는데 이는 앞서 해군성 사무원 연평균 증가율과 비슷하다는 데 주목해 복잡한 공식을 마련한 결과 공무원 숫자는 매년 5.17~6.56% 증가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것이 종종 관료주의를 비판하는 데 쓰이는 파킨슨 법칙의 핵심이다.

이 재미있으면서도 발칙한 법칙은 1972년 번역, 출간된 『파킨슨의 사회법칙』(범서출판사)에 나온다. 한때 '해가 저물지 않는다'던 영국이 '섬나라'로 쪼그라든 이유 하나가 짐작되는 한편 과연 우리는 어떤지 이런 통계분석이 있는지 궁금해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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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커리커처.
이코노텔링 김성희 객원 편집위원 커리커처.

고려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로 정년퇴직한 후 북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엔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초빙교수로 강단에 선 이후 2014년까지 7년 간 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겸임교수로 미디어 글쓰기를 강의했다. 네이버, 프레시안, 국민은행 인문학사이트, 아시아경제신문, 중앙일보 온라인판 등에 서평, 칼럼을 연재했다. '맛있는 책 읽기' '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 '1면으로 보는 근현대사:1884~1945'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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