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 용도의 대출 잔액은 15조5천억으로 1년 반 새 59% 늘어
지난해부터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월세 자금 수요가 커진 여파로 20대 청년층의 은행권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부터 올 6월 말까지 20대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체 세대의 두 배를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만 19세 이상 만 29세 미만 청년층의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33조4166억원으로 2019년 말 가계대출 잔액(24조7243억원)보다 8조6923억원(3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의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6000억원에서 879조원으로 14.8% 증가했다. 20대 청년층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의 2.4배에 이르렀다.
특히 20대가 전·월세 등 주택임대차 용도에 쓴다고 밝힌 대출의 잔액은 15조4949억원으로 1년 반 사이 59.4% 불어났다. 생계자금 대출 잔액도 30% 늘어난 5조6076억원이었다. 주택구입용 대출 잔액은 5조2988억원으로 4.3% 증가에 머물렀다. 아직 소득 수준이 낮은 20대 청년층이 내 집을 마련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전·월세 자금 대출보다 증가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30대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20대보다는 낮지만, 전체 평균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29세 이상 39세 미만의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2019년 말 163조7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02조5000억원으로 23.7% 증가했다. 전체 세대 가계대출 증가율의 1.6배다.
30대의 가계대출을 사용처별로 보면 주택 구입이 59조2093억원으로 전·월세(56조4747억원)보다 2조7346억원 많았다. 하지만 1년 반 동안의 증가율은 전·월세 자금이 48.9%로 주택구입 자금(7.9%)의 6.2배에 이르렀다. 30대는 생계자금 가계대출과 학자금 용도 가계대출도 각각 30.9%, 20.8%씩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전세자금 대출의 급증 양상으로 볼 때 대출금 중 일부는 주식과 가상화폐 등 자산 투자에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민형배 의원은 "20대의 주택임차 용도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만큼 상환 능력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용도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대출의 부실 가능성은 없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