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스크 관리 선두 기업의 비결은 전략과 리스크, 핵심 이슈 등을 얼마나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4일 내놓은 업종별 ESG 리스크 관리 1위 기업 사례 분석 보고서에 서 ESG 리스크 관리 1위 기업들의 특징을 ▲리스크 정의(Framework) ▲중요 이슈 관리(Issue Management) ▲평가·이니셔티브 활용(Ratings) ▲조직설계(Structuring) ▲목표 구체화(Targeting)로 요약 정리했다. 그러면서 각 단어의 영문 앞 글자를 딴 '퍼스트'(FIRST)를 ESG 리스크 관리 전략으로 제시했다.
전경련 보고서에 따르면 먼저 ESG 리스크를 자체적으로 정의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세계 최대의 차량용 캐리어 전문 제작사인 스웨덴 기업 툴레는 ESG 리스크를 산업·시장과 지속가능성, 운영, 재무적 리스크 등 네 가지 부문으로 분류한다. 또한 각 분야의 리스크를 발굴해 발생 가능성과 발생 시 충격 수준을 상중하로 나눠 사전에 분석·대비하고 있다.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도 리스크 분야를 전략·제품, 재무·보고, 파트너, 인적자원, 운영, 법·컴플라이언스의 6개 분야로 구분해 리스크에 대응한다.
중요한 이슈를 정의해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대표적 기업은 영국 과학기술·법률 정보서비스 기업인 리드 엘제비어다. 엘제비어는 해당 업종의 중요 이슈인 개인 정보보호 분야에서 보안사고가 나타날 경우에 대비한 준비를 지속적으로 하는 한편 피싱과 랜섬웨어 공격에 대비한 복원력 향상 등 구체적 연간 목표를 수립해 전담부서 책임 아래 관리하고 있다.
가정용품 분야 1위 기업인 독일의 헨켈은 밸류체인 전 과정의 ESG 이슈를 사전에 정의(유형화)하고 각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헨켈은 성과, 건강·안전, 사회발전 등 중장기적으로 제고해야 할 세 가지 가치와 원료·폐기물, 에너지·기후, 물·폐수 등 줄여야 하는 세 가지 환경 목표에 대한 ESG 리스크와 기회를 정의해 관리하고 있다.
ESG 리스크 관리 선두기업들은 글로벌 ESG 평가와 인증을 적극 활용한다. 이들 기업은 MSCI·서스테이널리틱스 평가, RE100·UN글로벌컴팩트·RBA 등 국제 인증제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참여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ESG 평가지수만 50개가 넘는다.
특히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공급망 관리 정책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섬유·의류 분야 1위 프랑스 기업인 에르메스가 멸종 위기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워싱턴 협약을 준수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리스크 관리 조직을 유기적으로 설계하는 것도 중요한 ESG 관리 비결이다. ATM,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도의 바크레인지는 리스크관리위원회, 이해관계자위원회, ESG위원회, 온실가스감축전략위원회 등 관련 위원회를 8개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들 기업은 지속가능 전략의 이행 목표를 수치화하거나 구체화한다. 에르메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50% 감축,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업용수 사용 강도 매년 5% 감소 등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목표를 수립해 이행 상황을 매달 점검한다.
이밖에 사회문제를 기업의 문제로 여겨 고민하고 사내 정책을 개발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독일 가정용품 기업 헨켈은 반퇴직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한 기업 차원의 대응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