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음료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예방 효과 발표 파문에 책임지고 지난 5월 사퇴를 선언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3개월이 지나도록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홍 회장의 두 아들이 임원으로 복직하거나 승진함으로써 남양유업의 경영 쇄신 의지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19일 남양유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홍원식 회장의 직함은 '회장', 상근 여부는 '상근'으로 기재되어 있다. 홍 회장은 지난 5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이 지난 4월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가 인체 대상 연구가 아니어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내용으로 소비자를 오도했다는 비판과 함께 소비자불매운동 대상에 오른 이후였다. 홍 회장은 자진 사퇴 발언과 달리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반기 보수로 8억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아 지난 4월 보직 해임됐던 장남 홍진석 상무는 남양유업의 매각 발표 하루 전인 5월 26일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했다.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도 같은 날 미등기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다.

홍원식 회장이 내놓은 경영쇄신책의 핵심인 회사 매각도 인수자로 나선 한앤컴퍼니 측과의 거래 종결을 위한 주주총회 일정을 지난달 말 일방적으로 연기해 지연되고 있다.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