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6 00:55 (월)
[손장환의 스포츠史說] 스포츠 비리 반성하면 기회를
[손장환의 스포츠史說] 스포츠 비리 반성하면 기회를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1.07.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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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프로야구 심판 매수 사건 터지자 두산만 자진신고 후 사장퇴진
나머지 구단은 발뺌하다 수사 후 연루 사실 밝혀졌지만 여론화살 피해
끝까지 부인하는 게 이득(?) 만연 … 거짓말하다 들키면 가중처벌 해야
운동선수들이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인식, 폐쇄된 공간, 엄격한 상명하복의 분위기 등./이코노텔링그래픽팀.
운동선수들이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인식, 폐쇄된 공간, 엄격한 상명하복의 분위기 등./이코노텔링그래픽팀.

흥국생명 쌍둥이 배구선수 이재영과 이다영의 학폭 사건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른 학폭 사건과 비슷하게 진행됐으나 선수등록과 해외 이전을 추진하다가 역풍을 맞았다. 선수등록이 무산되자 쌍둥이들이 방송 인터뷰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칼을 휘두르지 않았고, 든 채로 욕만 했다. 입을 툭 쳤고, 배를 꼬집었을 뿐이다. 돈은 걷었지만 모두 동의한 것이다. 구단에서 반성문을 쓰라고 했다. 해명하려고 했는데 구단이 막았다.'

요약하면 학폭 내용이 많이 왜곡됐고, 구단의 강요에 자신들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뭐가 폭력인지 정말 모르는 건지, 아니면 끝까지 부인하면 자신들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운동선수들이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인식, 폐쇄된 공간, 엄격한 상명하복의 분위기 등.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심석희 선수 성폭행, 철인 3종 최숙현 선수의 자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군대와 비슷하다.

그런 환경에서 특히 가해자 측에서는 폭력에 대한 인식이 무딜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회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국가대표나 유명 선수일 경우는 더욱 엄격한 처벌을 요구한다. 그러니 무조건 부인한다. 주위에서도 끝까지 버티라는 조언을 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도 어차피 선수 생활은 끝이다. 부인하고 버티다가 그냥 넘어가는 수도 있고, 들키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인데 뭐하러 인정하냐는 거다. 맞다. 인정하고 반성하는 놈만 바보가 되는 현실이다.

2017년에 프로야구에서 심판 매수 사건이 터졌다. KBO에서 10개 구단을 대상으로 자진신고를 권유했다. 두산만 자진신고를 했다. 사장이 공식발표를 하고, 책임지고 사퇴했다. 나머지 9개 구단은 부인했다.

그러자 두산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심판을 매수한 나쁜 구단이며 그동안의 성적은 모두 심판을 매수한 결과로 매도당했다.

검찰 조사 결과 KIA, 삼성, 넥센도 심판에게 돈을 준 사실이 밝혀졌으나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이들은 조금만 욕을 먹었다. 들키지 않은 6개 구단은 '깨끗한 구단'이 됐다.

자수한 사람은 온갖 욕을 다 먹고, 부인하다가 나중에 밝혀져도 대충 넘어간다면 누가 자수하겠는가. 굳이 스포츠맨십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건 잘못된 거다.

이전에는 축구에서 심판을 속이는 동작이 많았다. 소위 시뮬레이션 액션이다. 특히 페널티 박스 안에서 비명과 함께 큰 동작으로 쓰러져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심판이 속으면 좋은 것이고, 속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축구에서 한 골은 승부를 좌우한다. 당한 쪽은 속이 부글부글 끓기 마련이다. 보다 못한 FIFA가 룰을 개정했다. 심판을 속이기 위한 동작에는 가중처벌을 해서 옐로카드(경고)를 줬다. 요즘에는 VAR(Video Assistant Referees)까지 나왔다. 이게 정상이다.

자수한 사람에게는 처벌과 함께 기회를 주고, 거짓말하다 들키면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

스포츠만 그렇겠는가. 사회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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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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