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애플과 협의중이라는 외신 보도에도"여러기업과 협의 중"애플 직접 거론 안해
현대차그룹이 미국 애플과 자율주행차 생산과 관련해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8일 공시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6.21% 하락하는 등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 계열 5개 기업이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하룻새 13조5천억원 증발했다.
현대차·기아는 8일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기아는 각각 공시를 통해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면서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등 미래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도 같은 내용을 공시했다.
지난달 애플이 2024년까지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현대차·기아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다. 현대차그룹은 애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다수의 기업과 협의 중이라며 간접적으로 애플과의 협업 추진을 인정했었다.
지난달 공시에선 애플과의 협의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지만, 이번 공시에선 애플과의 '자율주행차' 협의가 진행 중이 아니라고 밝힌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날 공시대로라면 현대차·기아가 애플과 협의를 진행했는데 협상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현대차·기아와 애플이 당장 자율주행차 개발 협의를 중단하더라도 추후 '애플카' 생산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날 공시에서 협의가 진행되지 않는 대상을 '자율주행차'라고 적은 것은 전기차 생산 등에선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현대차는 공시에서 '자율주행 전기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았다고 밝히면서도 애플에 대해선 '자율주행차' 개발 협의를 진행 중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현대차와 애플이 각각 자체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이 아닌 전기차 부문에서만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는 등 레벨 4와 5에 해당하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