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1 02:30 (목)
[손장환의 스포츠史說 ] 2020년은 '스포츠 빙하기'
[손장환의 스포츠史說 ] 2020년은 '스포츠 빙하기'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1.01.06 0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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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미뤄지고 월드컵 축구 예선도 연기
무관중 프로 경기는 존재가치를 잃게한 대사건
백신 맞은 선수만 뛸수도…백신이 '게임 체인저'
'백신 입장권'등 '스포츠의 불평등'은 없길 기대
ⓒ이코노텔링그래픽팀
ⓒ이코노텔링그래픽팀

2021년이 밝았다. 상황이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새해라서 그런지 새해라는 느낌이 전혀 와 닿지 않는다.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가 암흑 속에서 보냈다. 세계 역사에서 2020년은 꽤 오랫동안 우울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스포츠 역사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의 획을 그은 사건으로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이 손꼽힌다. 더구나 2002년 한일 월드컵은 대한민국 축구가 4강 진출이라는 신화까지 썼기에 우리 국민 모두의 뇌리에 좋은 이미지로 깊게 각인돼 있다. 하지만 2020년은 아무 잘못도 없이 '징계'를 받은 해였다.

크고 작은 대회가 취소되거나 축소됐고, 도쿄 올림픽 개막과 월드컵 축구 예선은 연기됐으며 많은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특히 프로 경기에서 무관중 경기는 존재 가치를 상실할 만한 큰 사건이다.

원래 무관중 경기는 징계의 수단이다. 관중 폭동과 같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 관리를 하지 못한 구단과 소동을 일으킨 관중을 징계하기 위해 무관중 경기를 지시한다.

무관중 경기는 특히 축구에서 많이 있었다. 북한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예선 이란 전에서 관중들이 오물을 던지고, 이란 선수들을 위협한 사건으로 FIFA로부터 제3국 무관중 경기 징계를 받았다.

2007년 2월에는 이탈리아 칼초 카타니아와 US 팔레르모의 경기 중 카타니아 팬들이 난동을 일으켜 100여 명이 다치고, 경찰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 구단이 아니라 세리에A 전체 구단에게 무관중 징계가 내려졌다.

한국에서도 2012년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전 시티즌 경기에서 양 팀 서포터스 간에 패싸움이 벌어져 인천 구단이 무관중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2020년에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무관중 경기가 벌어졌다. 한국프로야구도, 미국 메이저리그도, 프리미어리그 등 유럽 축구도, 축구, 농구, 배구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관중 없이 썰렁한 경기장에서 선수들끼리 땀을 흘려야 했다.

관중 없이 경기하는 것은 말 그대로 징계다. 특히 관중의 관심과 응원을 바탕으로 돈을 버는 프로팀인 경우는 존재의 이유 자체가 사라진다. 구단은 관중 수입이 없어 적자에 시달리고, 선수들은 연봉이 줄어들었다. 참으로 지긋지긋한 2020년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안개속이다. 해를 넘겨서도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여전히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고, 프로야구와 축구가 제대로 개막할 지도 미지수다. 1년 연기된 도쿄 올림픽이 제대로 열릴지, 카타르 월드컵 예선 일정이 지켜질지도 모른다.

현재 유일한 희망은 코로나 백신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백신 여권' 이야기가 나온다. 백신 증명서가 있는 사람만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하자는 말이다. 그렇다면 '백신 입장권', '백신 출전권'도 나올 수 있다. 백신을 맞은 관중이 열광하는 경기장에서 백신을 맞은 선수들이 뛰는 장면을 그려본다. 그렇게라도 새해에는 정상화됐으면 좋겠다. 스포츠가 펄펄 뛰어다니는 원래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다. 집단 면역이 생겨서 2020년을 아련한 기억으로 얘기하는 날이 얼른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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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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