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세대 증가로 세대수는 2.72% 큰 폭 증가
지난해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출생아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데 비해 사망자가 이보다 많아 인구가 처음으로 자연 감소했다. 또한 1인 세대가 급증하며 전체 세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2020년은 한국 인구사에 커다란 전환점을 이룬 해로 기록됐다.
행정안전부가 3일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5182만9023명으로 2019년 말보다 2만838명(0.04%)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주민등록인구가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최근 10년간 주민등록인구는 조금씩 늘었지만 증가율은 계속 낮아져왔다. 주민등록인구 증가율은 2009년 0.47%에서 2010년 1.49%로 높아졌다가 이후 줄곧 하락했다. 2016년 이후 급격히 낮아져 2018년 0.09%, 2019년 0.05%로 최저치를 경신하다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민등록인구 감소는 지난해 출생아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지며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생아는 27만5815명으로 2019년보다 10.65%(3만2882명) 감소했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17년 40만명 아래로 떨어진 뒤 3년 만에 30만명 선도 무너졌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2019년 대비 3.1%(9269명) 증가한 30만7764명으로 출생아를 웃돌았다.
인구 수와 달리 세대수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주민등록 세대 수는 2309만3108세대로 전년보다 61만1642세대(2.72%) 증가했다. 이처럼 세대 수가 늘어난 것은 1인 세대 증가에 있다.
지난해 1인 세대는 2019년보다 57만4741세대(6.77%) 늘어난 906만3362세대로 처음으로 900만세대를 돌파했다. 전체 세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인 세대가 39.2%로 가장 높았다.
1·2인 세대를 합친 비중은 전체 세대의 62.6%에 이른다. 1·2인 세대 비율은 2016년 56.5%에서 5년 사이 6.1%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비해 4인 이상 세대 비율은 2016년 25.1%에서 지난해 20.0%로 떨어졌다. 1·2인 가구의 증가로 지난해 평균 세대원 수는 2.24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 세대원 수는 2011년 2.53명에서 2014년 2.48명, 2017년 2.39명, 2019년 2.31명으로 내리 감소했다.
지난해 인구가 증가한 지방자치단체는 17개 시도 중 경기도(18만7348명)를 비롯해 세종(1만5256명), 제주(3646명), 강원(1338명), 충북(830명) 등 5곳이었다. 서울(6만642명)과 경북(2만6414명), 경남(2만2337명), 부산(2만1895명), 대구(1만9685명), 전남(1만7196명) 등 나머지 12개 시도 인구는 감소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인구는 2603만8307명으로 전체 인구의 50.2%를 차지했다. 2019년(2592만5799명, 50.002%)보다 수도권 인구수와 비중 모두 늘어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