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4 13:55 (금)
정의선 "산업 격변기 함께 헤쳐가자" 노조에 손짓
정의선 "산업 격변기 함께 헤쳐가자" 노조에 손짓
  •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 felix3329@naver.com
  • 승인 2020.11.03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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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후 노조 지부장의 면담요구 수용,지난달 30일 울산공장서 만나
정 회장의 "노사 안정이 중요"언급에 지부장 "품질에 노사 없다"며 화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달 30일 현대차 노동조합 지도부를 만났다.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 가운데)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달 30일 현대차 노동조합 이상수 지부장(왼쪽에서 세번째)을 만났다.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달 30일 현대차 노동조합 지도부를 만났다.지난달 14일 그룹 회장직을 맡은 지 2주 만의 파격 소통 행보다. 자동차업계는 현대차의 노사관계가 변화하고 품질경영에도 보탬이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정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울산공장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이상수 노조위원장 등과 점심을 함께 했다. 정 회장과 이 위원장은 1시간30분 정도 노사관계와 미래자동차 대응, 품질 향상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상수 위원장은 지난 1월 취임 직후부터 정 회장(당시 수석부회장) 면담을 요구했다. 지난달 14일 정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오를 때도 그랬다. 업계는 회동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현대차그룹 총수가 노조위원장을 만난 사례가 적었기 때문이다. 다른 행사나 일정에서 마주친 것을 제외하면 정몽구 명예회장이 2001년 노조 지도부와 만난 이후 19년 만이다.

업계는 정 회장이 과거의 노사관계가 지속돼선 안 된다는 생각에 노조위원장을 직접 만나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이 위원장의 면담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본다. 노조 지도부가 과거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점도 정 회장의 마음을 움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을 동결하자는 사측 제안에 동의했고,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자는 의견도 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근무형태 변경도 긍정 검토하고 있다. 회사의 경영방침과 충돌하며 파업이 잦았던 과거 노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 회장과 이 위원장은 노사관계와 미래차 시대 대응 등 여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정 회장은 "자동차산업의 격변기를 노사가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며 "변화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합심해 새롭게 해보자"고 말했다. 이 위원장도 "품질 문제에선 노사가 따로 없는 만큼,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며 "자주 대화를 나누고 세계 최고의 현대차를 만드는 데 노사가 함께하자"고 화답했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 대를 생산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2~3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0년 뒤 2030년에는 세계 신차 중 40%가 전기차일 것이라는 관측이 다. 노조 지도부는 회사의 핵심 생산제품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등 미래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는 부품 수가 내연기관차의 절반 수준으로 생산과정이 상대적으로 단조롭고 생산인력도 덜 필요하다.

이 위원장은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관련 신사업은 울산공장에 집중해야 한다"며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사업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전기차 관련 신사업을 울산공장 내에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과 이 위원장은 노사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정 회장은 "노사관계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직원들의 만족이 회사 발전과 일치할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가자"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방안을 노사가 함께 찾아야 한다"며 "회사도 노조의 요구에 항상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연구직과 일반직 등 고급 인력들이 회사에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돼야 명차가 개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에 대해 현대차 노사는 모두 긍정 평가했다. 회사 측은 "투쟁 일변도 노조가 회사의 미래와 협력사의 생존도 걱정하는 모습으로 거듭났다"며 "새로운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조도 "그룹 총수와의 만남 자체가 의미가 크다"며 "소모적인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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