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가구의 자산, 흑인의 8배에 달하고 백인의 주택 소유 비율은 80%로 흑인의 두배
200여년 역사의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세계 160여 개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 종합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이 미국 내 흑백 인종간 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한 데 따른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미국에서 지난 20년간 흑백 인종간 격차를 해소하지 못해서 발생한 경제 손실이 무려 16조달러(약 1경8733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CNN비즈니스의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최근 발간한 104쪽 분량 '인종간 불평등 해소' 보고서에서 임금, 교육, 주택소유, 투자 등에서 불평등이 20년 전 해소됐다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16조달러가 더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금 격차가 사라지면 향후 5년간 5조달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인 가구의 자산은 흑인 가구의 8배이고, 백인의 주택 소유 비율은 80%로 흑인(47%)의 두 배 수준이다. 백인 남성의 소득 정점과 도달 연령은 6만6250달러, 50∼54세)로 흑인 남성(4만3849달러, 45∼49세)보다 높다.
이런 격차는 경제를 전체적으로 위축시킨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보건위기는 미국의 이런 인종간 격차를 악화시키고 있다. 흑인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백인보다 2.4배 높고, 보건, 식품, 보육 등 출근이 필수로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분야에서 많이 일한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도 최근 불평등이 경제에 피해를 준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CNN과 인터뷰에서 "모두 같은 기회를 가지지 못하면 경제 생산성은 제한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인종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세입 확충 후 임금 격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세출 확대, 근로장려세제 등과 같은 빈곤 축소 효과가 입증된 지원 정책의 유지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고용, 해고 등에서 인종 격차를 없애는 조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은 인종간 자산 격차를 없애는 데 10억달러 이상을 투입하는 계획을 이번주 초 발표했다. 특히 이 중 5억5천만달러는 유색인종의 주택구입 지원 등에 할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