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과 생활자금에 공모주 청약 등 '빛투'열풍까지 겹쳐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도 사상 최대인 6조원 늘어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와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등 주식투자에 나서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자금 조달의 마지막 수단인 신용대출이 지난달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긴급 재난지원금이 떨어지고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생활자금으로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도 늘었고, 전셋값이 뛰면서 전세대출 수요도 3조4천억원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천억원으로 7월 말보다 11조7천억원 늘었다.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월별 증가폭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695조9천억원)은 한 달 사이 6조1천억원 불어났다. 지난 3월(6조3천억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잔액 251조3천억원)이 5조7천억원 증가했다. 전체 가계대출과 마찬가지로 월간 증가액으론 역대 최대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6월 이후 수도권 주택 매매 거래가 많이 늘어 관련 자금 수요가 시차를 두고 대출 실행으로 나타났다"며 "전셋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세대출 증가폭도 7월 2조7천억원에서 8월 3조4천억원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과 관련해선 "아파트 분양 계약금과 최근 오른 전셋값 등 주택 관련 자금 수요, 공모주 청약 증거금 납입과 상장주식 매수 등을 위한 주식투자 자금 수요, 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면서 늘어난 생활자금 수요 등이 신용대출 증가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기업 대출을 보면, 8월 말 기준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잔액은 961조원으로 7월 말보다 5조9천억원 늘었다. 4월(27조9천억원), 5월(16조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전체 기업 대출 증가 폭은 크지 않았지만,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 증가액(6조1천억원)만 따지면 집계 이래 최대 규모였다. 대기업 대출은 오히려 한 달 새 1천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