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별세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20년 전 차남인 신동빈 회장을 후계자로 언급한 내용을 담은 유언장이 일본에서 공개됐다.
롯데지주에 따르면 최근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일본 도쿄 사무실에서 신 명예회장의 자필 유언장이 발견됐다. 유언장에는 사후에 한국과 일본, 그 외 지역의 롯데그룹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롯데지주는 전했다.
유언장은 신 명예회장이 2000년 3월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해 도쿄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던 것이었다. 신 명예회장 사후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된 사무실과 유품 정리를 하던 중 발견됐다.
유언장은 일본 법원에서 상속인들의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개봉됐다. 롯데지주는 "롯데그룹의 후계자는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과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신동빈 회장은 24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이후 이런 내용을 한일 양국의 롯데그룹 임원에게 전달했다. 신 회장은 "창업주님의 뜻에 따라 그룹의 발전과 롯데그룹 전 직원의 내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동빈 회장을 7월 1일자로 롯데홀딩스 사장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이사직만 유지한다.
신동빈 회장은 이미 4월 롯데홀딩스 회장에 취임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7월부터 롯데홀딩스의 회장과 사장, 단일 대표이사 자리를 모두 갖게 됐다.
한편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법적 효력이 없는 유언장"이라며 반발했다. 신동주 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 사후 5개월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부지(신 명예회장의 집무실 내 금고)에서 유언장이 발견됐다는 점이 부자연스럽다며 유언장 공개 경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