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력 '기술 유출' 논란에 고심하다가 결심한듯
중국 반도체기업 부회장으로 선임됐던 ‘40년 삼성맨’이 중국행 의사를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스템반도체 설계 생산업체 에스윈 부회장으로 부임했던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이 중국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장 전 사장은 중국 회사 부회장으로 갔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여러 오해와 추측성 보도가 나와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랜 동안 일한 회사(삼성전자)와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결국 중국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것이다.
장 전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LCD사업부(삼성디스플레이 전신) 사장 시절이던 2009년 중국 쑤저우에 한국 기업으론 첫 LCD패널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삼성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 지원하는 삼성중국 사장을 역임했다.
이런 ‘40년 삼성맨’이 한국을 추격하는 중국 반도체 업종 기업 경영진으로 들어가자 중국의 반도체 핵심 인력·기술 빼가기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시스템반도체 설계 생산업체 에스윈은 최근 홈페이지에 지난 2월28일 에스윈그룹 창립대회가 열렸고, 1기 이사회 회장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 회장을 지낸 왕둥성, 부회장에 장원기 전 삼성중국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2016년 3월 설립된 에스윈은 OLED 구동칩 설계와 생산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BOE 회장에서 물러난 왕둥성을 영입한 데 이어 연초 그룹 체제로 확장하면서 삼성 고위직 출신 인사를 끌어들였다. 왕 회장은 BOE를 세계 최대 LCD패널 기업으로 키워냄으로써 중국에서 ‘LCD의 아버지’로 불린다.
장 전 사장은 중국 삼성 사장을 지내면서 왕 회장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사장의 중국행은 무산됐지만, 경제계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중국의 첨단산업 인력 및 기술 사냥에 대한 대비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